
"말 좀 들어. 응? 말 좀!!!!!"
결혼 전엔 아니, 엄마가 되기 전까진 정말 달콤하고 기다려지던 토요일이었다. 근데 엄마가 되고 나니 주말은 참 쉽지 않은 시간이 되어 버렸다.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지만, 가끔은 천사인지 악마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로로들.
결국 오늘 아침도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큰 소리를 내지른 후 마음이라도 편해지면 나을 텐데, 아이들을 향하는 뽀족한 소리는 갈리고 갈려서 더 날카롭게 내 심장을 후벼파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우리가 배우고 있는 인문학이 최종적으로 닿아야 할 길이 ‘소중한 사람에게 예쁜 말을 들려주는 것’이라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도서 우리 아이 첫 인문학 사전에 반듯하게 새겨진 이 문장이 내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두 번 묻지 않아도 신랑과 아이들인데, 예쁜 말은커녕 차디찬 찬바람 같은 말을 쏟아내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며, 늘 좋은 마음을 유지하며 타인에게 건네는 말에 불필요한 감정을 섞지 않는 건, 수준 높은 ‘지성’이 필요하단다. 지성? 어머, 나 지성이 부족한 여자인 거니????
결국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지성’의 힘으로 가능하며 그것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인문학이리라 생각하게 된다. 나는 부족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지성인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 내가 한없이 더 부족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