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기사와 걱정 괴물 미운오리 그림동화 8
만카 카샤 지음,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 해도 될 만큼 나에겐 울림이 있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어른이 될수록 걱정이 많아지고 그 무게도 커진다고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큰 걱정 괴물에게 쫓기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늠을 할 수 없을 깊은 심연의 바다 같은 짙은 두려움. 그 앞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말 큰 용기 필요하다.

그림책 <꼬마 기사와 걱정 괴물>은 괴물을 마주하는 것처럼 무서운 걱정들을 당당하게 맞서고, 그 불안을 길들이고, 다스릴 준비를 해가는 꼬마 기사에 관한 스토리다.

놀랍게도 그 기사는 아주 귀여운 공주이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걱정에 맞서는 게 중요하다는 일반적인 메시지보다 사람들이 바라는 나의 모습보다 내가 원하는 내 길을 당당하게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더 입체적인 것을 전달한다.

그림책을 읽으며 나는 내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때 부모님의 기대와 내가 바라는 미래와의 갭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가 생각났다. 나름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첫째 딸이었기에, 평가는 받는 시간 앞에서 부모님을 실망시킬 결과가 나올까 항상 불안에 떨었던 그 시간이 다시 떠오른 것이다.

그림책 <꼬마 기사와 걱정 괴물>의 꼬마 기사는 왕자의 보호를 받는 가녀린 공주로 자라길 원하는 부모님과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는 기사가 되고 싶은 꼬마 공주의 이야기다. 이 꼬마 아이 역시 부모님이 실망하실까 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때마다 걱정 괴물이 커져만 간다.

하지만 꼬마 기사는 걱정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지혜로운 동물들을 찾아 여행을 떠난 후, 자기의 마음속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용의 조언으로 걱정 괴물과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우리가 걱정과 마주하는 용기를 갖는다고 해서 걱정이 싹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걱정의 실체를 알면 불안한 마음은 덜어낼 수 있고 걱정을 다스리는 힘을 키울 수 있다. 이 꼬마 기사처럼!!!

부모의 마음으로 한 가지 더 생각해 본 점.

꼬마 기사의 부모님이 평소 아이의 의사를 존중했다면 그녀의 걱정 괴물은 그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원하는 걸 찾아 나설 때 본인의 실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많은 걱정 괴물을 만날 수 있다. 부모가 미리 나서서 부모의 표정이, 말이 더 무시 무시한 걱정 괴물을 탄생하게 하는 일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불안을 인지하고 다스리는 힘을 가진 씨앗을 아이들의 마음속에 심어주자. 그림책 <꼬마 기사와 걱정 괴물>을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걱정이 무엇인지 대화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출판사 도서 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