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프랑스 작가 샤를로트 르메르의 그림책.
친애하는 이웃들에게 이번 주 일요일 정오에 블루베리 오믈렛 드시러 우리 집으로 오세요. - 여러분의 새 이웃 클로디 드림 -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의 사이가 단절되어가는 현시대에 따뜻한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다. <블루베리 오믈렛>은 블루베리를 닮은 파란 곰이 초대장을 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란 곰 그랑디오즈는 이 초대장으로 설렘으로 들썩거린다. 소개팅을 나가기 전 거울 앞에서 이 옷 저 옷을 견주며 뭘 입을까 고민하는 아가씨처럼 파란 곰 역시 설레고 있다. 초대라는 행위가 누군가를 이렇게 설레게 한다는 게 새삼 행복하게 느껴진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던 이웃 간의 따뜻한 눈빛, 대화, 손짓마다 모두 단절해버린 지 오래인 것 같아 씁쓸했다. 우리 가족이 지금의 홈으로 이사 왔을 때, 주변에 탐스러운 딸기를 건넨 적이 있다. 로로들이 직접 딸기 바구니를 들고 같은 층 이웃들께 인사를 드리고, 아래층에 사시는 이웃분께 방문했다.
로로들은 쾌활하게 웃으며 딸기를 건넸지만, 아랫집 이웃분은 결단코 딸기를 받지 않았고, 순간 얼어붙은 분위기는 우리를 어찌할 바 모르게 멈춰세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며칠 뒤, 주말 저녁 조용히 하라는 인터폰 전화를 받았더랬지.. 지금 생각해도 참 씁쓸하다.
초대라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귀찮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면 그들은 언제나 적극적이고 마음을 활짝 연다. 귀찮다는 느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이들처럼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지.
블루베리를 닮은 파란 곰과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들, 이들을 초대한 클로디는 순수한 아이들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