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살아내기 위해 혹은 꿈꾸기 위해 20~30대에 했던 수많은 선택이, 마흔이 되면 드디어 하나로 연결되면서 내 인생의 배치도가 되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어설픈 나 자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마흔의 우울과 슬픔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요즘 들어 외로움을 느껴왔다. 사람의 따뜻한 온기에서 비롯된 헛헛함이 아닌, 지나온 내 인생길에 대한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하며 살아왔는데, 내 옆에 이룬 것들이 미미해 보인 것이다. 홀로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내 막막함이 몰려왔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경기는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고, 물가는 내 속도 모르고 치솟도 있다. 이제 로로들도 하고픈 것들이 하나 둘 생기는 나이이기도 하고, 나 역시 아직 꿈꾸는 것들이 많다. 누군가 그랬던가?

꿈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꿈을 꾸는 것도 허락되어야 가능하다 했다.

맞다. 꿈을 꾸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시대이니, 마음속에 돌이 묵직하게 내려앉은 기분이다.


저자 김미경의 따끈한 신간이 나왔다. 제목이 마흔 수업이란다. 어머, 날 위한 선물인가?라는 착각까지 들 만큼 그녀의 책 제목에 감정이입이 순식간에 담겨버렸다. 40대 중반부터 그녀는 자신이 써온 결과가 아리송한 인생의 배치도를 사랑하겠따고 마음먹고 24시간을 쪼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지금부터 시작하면 그녀보다 5년 앞서니 더 이득이란 생각에 입꼬리가 실룩 올라간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땐 새벽에 일어나고, 돈이 안 벌릴 때는 공부를 하며 미래를 벌고, 일단 도전을 시작하면 꾸준함으로 밀어붙이는 ‘김미경 성장 매뉴얼’이 대부분 그 시기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새로운 매뉴얼에 적응해가는 건 쉬워도, 새롭게 만들어 지켜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몸은 항상 익숙한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한다. 변화하는 내 몸과 환경을 받아들이고 살 수 있는 단단한 철학적, 정신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은 누구나 흔들린다고. 마흔부터는 단단한 철학을 만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데, 이런 조언은 또 처음이다. 

김미경님의 #언니의독설 

그 책에서 혼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나로서는 이번에도 김미경님이 "노력하라" 말할 줄 알았다.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마흔이라 유난 떨지 말라 말할 줄 알았다. 여생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기 위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뛰어가라 예상했던 스토리보다 훨씬 더 고차원의 이야기. 

철학.

마음에 진한 공감의 물결이 인다. 어릴 땐 실패도 좌절도 하루 이틀이면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났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된다. 내 감정과 별개로 아이들은 칭얼거리고 남편 밥은 차려줘야 하니 20대의 쉼과 지금의 그것은 질이 다른 것이다. 오롯이 내 감정을 털어낼 시간이 마흔에겐 없다. 이럴수록 나를 잡아줄 강력한 가슴의 나침반이 필요한 법.

마흔. 

한 해 동안 나와 자주 마주해야겠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 속에서 이루고 싶은 꿈들을 가시화해보고 결과에 관계없이 과정을 즐길 수 있는 탄탄한 마음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아이들이 내 마흔을 보고, 엄마의 단단한 태도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어라. 벌써 내 꿈 하나가 생겨버렸군.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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