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에 함께 등장하는 그녀의 사진들도 마지막을 향해갈수록 더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 에세이에 정이 갔다. 나이 70에 도전해서 성공했어!라는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그녀의 소소한 시간을 글을 읽어내려갈 수 있어 좋았다.
꽃망울이 활짝 피기도 전인 대학교 3학년 때 결혼해서 34대 종손 며느리가 된 그녀는 얼마나 갑갑했을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자를 규정하던 그 시절 그녀는 고분고분한 며느리였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여대생이 결혼을 하면 제적이었다고 하니, 와…. 실로 놀랍다.
그녀 나이 쉰 살이 넘어 이화여자대학에서 다시 재 입학 시켜준다는 소식을 듣고, 그때부터 그녀의 도전은 시작된다. 공부하는 재미는 도전하는 즐거움으로 이어진 것. 그렇게 모델의 길까지 걷게 된다.
그녀는 말한다.
"나를 너무 낮게 보지 말고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랬다. 그녀는 늘 노력했고 준비해왔다.
나를 돌아본다. 독서가 주는 처방 중에 가장 유익한 것은 반추의 시간을 제공한다는 것 아닐까? 나는 아니다. 나를 너무 낮게 보고 있고, 가치를 높이는 방법보다 걱정과 염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내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진정 연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