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문어 스콜라 창작 그림책 52
한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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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로로들이 빠져있는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문어의 꿈’이라는 노래다. 작년 가을에 어린이집에서 작은 음악회를 기획했는데, 그때 형아들반의 테마곡이었다. 어찌나 중독성이 있는지 이 노래만 틀어주면 집중모드 100%.

그래서일까, 그림책 <눈물문어>가 더 반갑게 느껴졌다.

게다가 울보인 우리 로로남매들에게 딱인 제목.

눈물이 많은 문어인가?

눈물 나게 하는 문어인가?

제목만으로도 많은 상상에 날개를 단다.

한 페이지를 넘기니, 작가의 말이 조용히 담겨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울보들을 응원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따스하게 다가온다.

로돌이는 눈물이 많다. 남자아이인데도 감수성이 풍부하다.(이 발언을 남녀 차별이라 생각하지 말아주오. 그대들이여)

기질은 타고나는 것이 분명하다. 로돌이는 돌 이전부터 아주 서정적이고 느린 곡들에는 엄청 울어댔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유독 슬픈 곡에서만 통곡 울음.. 그때 느꼈다. 이 아이는 참 특별하구나.

6살인 지금도 발라드가 흘러나올 때 종종 눈물을 보인다. 음악소리가 너무 슬프다며.. 가끔 난 당황하지만 눈물이 많은 것도 복이라 생각하는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허나, 우리 신랑은 남자는 울면 지는 거?라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워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마다 그치지를 종용한다. 그럴 때 로돌이에게 얼핏 주눅 든 모습이 비친다.




 





그림책 <눈물문어>는 주인공 소진이가 엉엉엉 울고 있을 때 등장한다.

소진이의 눈에서 파랗고 동그란 비눗방울 같은 눈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때 소진이를 마음과 같이 침울해 보이는 파란 눈물 문어가 나타나 말을 건다.

“속상하지, 실컷 울어, 괜찮아”


자신을 다독이는 눈물 문어의 품에서 소진이는 목놓아 실컷 울어젖힌다.

소진이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을 때 눈물 문어는 왜 울었는지 조심스레 묻는다.

소진이는 평소 마음대로 잘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 털어놓고, 눈물문어는 소진이에게 다시 도전할 용기를 불어넣는다.

하나씩 차근차근 안되던 것들을 해나가며 소진이의 눈물을 점점 지워지고, 눈물문어도 점점 작아진다. 소진이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고, 잔잔한 바람결에 날아가는 민들레 홑씨처럼 눈물문어는 한껏 작아진 모습으로 방울방울 날아간다.

로로마마는 이 그림책을 신랑에게 가장 먼저 읽어줬다.

여보, 나는 당신이 로로들에게 눈물문어가 되어줬으면 좋겠어.

앞으로 로로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을 수도 없이 만날 텐데... 실컷 울고, 좌절도 해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우리가 불어넣어 줘야지.

특히,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말로 로돌이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 말자.

눈물방울을 쏟아내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울지 않기 위해 시작을 망설이는 것보다 훨씬 멋있다고 생각해, 난. 

신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로돌이와 그림책을 읽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림책은 가끔, 어른들에게 더 약이 된다. 

신랑과 많은 대화를 하게 해준 그림책 <눈물문어> 내 마음속 원픽으로 자리 잡았다. 

아, 그림체도 너무나 취저 :)


| 출판사 도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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