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붙잡으려 쫓아가보지만, 풍선은 소녀의 마음도 모르고 하늘 높이 더 멀어져 간다. 떠나간 빨간 풍선과 남겨진 소녀.
이 두 관계는 떠나간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대변한다.
풍선에 대한 아쉬움은 다른 풍선으로 채울 수 있지만,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다.
소녀는 그림책 제목처럼 기억 상자를 준비한다.
떠나간 사람을 잊을까 두려워하지 않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자아낸 몰아치는 슬픔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와의 추억을 하나씩 소중히 담아본다.
내가 간직한 추억뿐 아니라, 그와 함께한 가족들의 추억까지 서로 꺼내 보이며 더 깊이 그를 느껴본다.
🫧
‘애도’ 애도란 감정에 대해 배워본 적이 있던가. 아니 한 번도 없었다. 좀 더 가볍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에서 느끼는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자세히 배워본 적이 없다. 그저 ‘시간이 약이야.’라는 무책임해 보이는 말뿐.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도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감정 및 정서를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 쉽지 않다. 특히 나에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나에게 빛 같은 그림책이 아닐까 한다.
그림책 [기억 상자] 정말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 도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