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펭귄이란 파란 이야기 9
류재향 지음, 김성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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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이 마음 둘 곳은 어디에 있나요?”

처음엔 단순하게 공간을 생각했어요.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어딜 까?

다섯개의 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다보니, 그것은 장소에 국한된 게 아니더라구요. 펭귄이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친구들이 매게가 되어 엉클어진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친구 또는 누나 이기도 하구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동화라 그런지 어른들의 눈보다 더 섬세하게 일상을 그려낸 면들이 많았었요.

다섯 개의 글 모두 울림이 있고,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지만, 도서의 제목과 동일한 우리에게 펭귄이란 글은 어른의 생각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제 꿈은 펭귄들을 구하는 거예요.

꿈을 이루러 가려고요.”

7살 용민이. 자기 엄지손톱만 한 마시멜로를 컵마다 일곱 개씩 넣는 용민이는 남극에 가고파합니다. 왜냐구요? 펭귄을 구하기 위해서요. 도서 [우리에게 펭귄이란]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아이가 있을까? 어쩜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고스란히 글로 옮겼을까 생각했어요. 어린 아이들은 자기의 나이에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거든요. 뭐든지 자기 나이만큼은 해야 성이 차곤하죠. 마시멜로를 자기 나이만큼 넣었다는 글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면서 찐공감이 되더라구요.

용민이가 펭귄을 만났다던 사육사 이모를 만나러 떠나자 집은 난리가 나죠. 경찰에 신고하는 소란 속에서 이웃들의 환영받지 못하는 한마디들이 계속되는데요. 아.. 정말 이 부분도 공감 되었어요. 누나가 왜 애를 잘 보지 않았냐는 둥. 집에 어른이 몇인데 애를 잃었냐는 둥…

제가 어린 아기를 아기띠에 앉고 나가면 할머니들이 그렇게 다가와서 왜 신발을 안신겼냐는둥. 애가 어린데 왜 데리고 나왔냐는 둥.. 달갑지 않은 참견(?)의 한마디들이 제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딱 그 상황이 오버랩되더라구요.

책을 읽는 다는 건, 결국 나의 경험과 생각, 가치관을 되짚어가는 과정이죠. 내가 당한 부당한 대우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받는 순간이었어요.

이 글에서 ‘어른’를 반추하게 되는 내용들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행동력’을 보이는 용민이에요. 7살 밖에 안되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펭귄을 구하기 위해 남극으로 떠나려는 그 결단력에 박수가 쳐졌습니다. 어른이 되면 내가 좋아하는 대상보다, 그 대상을 좋아하는 내 마음에만 집중하게 되죠. 꽃이 좋아서 꽃을 꺾는 모습들..

용민이가 떠난 후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누나의 모습’도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어른’들은 자신의 잣대로 아이들의 말엔 진득하게 기다려주는 방법을 잃었으니까요.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소중함 특히 단절된 가족의 결핍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우리집 로로남매들의 마음도 100퍼센트 채워줄 순 없겠죠? 그 때의 그 결핍을 해결할 수 있는 따뜻한 대화가 오가는 가족이 되길 매일 노력해야겠어요. 아이들에게 따뜻한 엄마이자 친구가 될 수 있도록.


ㅣ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했어요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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