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면 띠지를 이동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있어요. 그래서 살짝 움직여봤더니… 이 책의 주제가 그림으로 보여지네요.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많았어요. 모든 일에 관심이 많고 하고픈 것도 다양한 그런 아이였죠. 어른이 되어서도 다양한 분야에 작은 취미 주머니를 놓고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는 재미를 만끽했어요. 그리고,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죠. 이때까지만 해도 마냥 행복한 결혼생활이었어요. 제 꿈 주머니들에 더 많은 걸 담고픈 힘을 주는 사랑받는 일상이었죠. 그리고 엄마가 되었답니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바로 느껴지시죠?
네. 저는 엄마가 되고나서 하던 일도 멈추고, 취미 주머니, 꿈 주머니도 꽁꽁 묶어놨어요. 뭔가… 제게는 사치처럼 느껴졌거든요.
‘엄마’라는 존재는 모든 걸 아이에게 맞춰야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을 입증받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엄마’로 불리면서 제 이름은 빛 바랜 종이처럼 희미해져갔답니다. 아이에게 제 시간, 관심을 온전히 쏟아부으면서 느끼는 만족감도 물론 있었어요.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감에 벅찬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가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란 힘들다는 걸 깨달았죠.
그간 느꼈던 모든 감정, 그리고 그 애매한 감정의 포인트들이 그림과 한줄의 짦은 글로 명확하게 표현되어져서 놀랐어요. 그리고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