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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 일의 속도가 성과를 좌우한다
기베 도모유키 지음, 장인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정확하게 단순화하라
이것도 일종의 번 아웃 증후군일까. 근 한달 정도를 야근하고 주말 근무를 하며 보내고 나서 갑자기 멍청이가 되었다. 업무 방식이 완전히 무너졌고, 일 속도가 한없이 느려졌다.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던 차에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책. 제목을 보자마자 구원자처럼 느꼈고, 절박해서 단숨에 읽었다. 초반부부터 움찔하게 하는 대목들이 나온다. 인덱스로 정신없이 표시하며 읽는다. 혼자 알고 싶은, 가방 속 비밀 사수 같은 책이다. 흔히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지만, 저자 스스로 책 제목에 충실해 빨리 쓰고 빨리 읽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책이다. 그래서 목차만 봐도 많은 내용을 얻을 수 있지만 다행히 목차가 다인 책이 아니라 읽는 보람이 쏠쏠하다.
신입, 경력할 것 없이 새로운 회사나 보직과 맞닥뜨리면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사수가 있으면 훨씬 낫지만, 없는 경우도 많고 있어도 마냥 의존할 수는 없다. 여기서 소위 ‘일머리’로 업무 능력이 갈리는데, 저자는 연차가 쌓일수록 그 격차가 벌어진다고 말한다. 업무 속도를 높이려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신속성, 효율성, 정확성. 그러기 위한 필수 자세는 완벽주의를 버리는 것. 적당한 선을 산출 목표로 삼고 최단 시간에 끝내야 한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잦을 수정을 감안하고 1차 완성도를 낮추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일이 빠르다는 것은 시행착오가 적어 한 과업의 완료가 빠르다는 의미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상 일 처리가 빠른 사람이 완성도도 높다고.
저자는 현재 IBM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로, IBM에서만 근속한 IT 엔지니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필기를 많이 하고,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강조하고 선호한다. 빠르고 알아보기 쉽게, 그리고 컴퓨터 작업을 하기 전에 충분히 그리고 쓴 후 업무를 하면 훨씬 빠르다고. 그러면서 필기구와 노트도 추천한다. 업무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얼핏 들으면 부도덕하다고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본문을 읽으면 오해가 바로 해소된다. 생각의 범위와 체계를 잡는 프레임워크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팁도 잊지 않는다. ‘MICE’(중복과 누락 없음)로 전체상 파악하고, ‘피라미드’로 구조화하고, ‘과제해결’로 상황-과제-해결책의 틀을 짜서 업무를 끝내라고, 프레임워크 툴 세 가지를 추천한다.
이런 식으로 총 75가지의 업무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2016년 일본에서 동명의 원제로 출간된 책을 이달 비즈니스북스에서 번역·출간하였다. 제목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서 알아채기 힘든 비결은 아니다.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근무하면서 충분히 본받을 수 있는 점들이다. 신입부터 임원까지 모두 겪어 본 저자가 메일이나 청소까지 코칭한다. 사회 초년생들이 업무 체계를 잡거나 위기의 직장인들이 쇄신하는 데 유용한 책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빨리 일하는 법’ 핵심은 정확하게, 단순화하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업무는 투입(input)-사고(thinking)-산출(output)라고, 그리고 업무 속도는 업무 성과를 내는 수단일 뿐이라고. 부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업무 속도를 높여 성과를 내는 데 많은 도움을 얻길.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