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 시간과 수입의 10% 투자로 흔들림 없는 미래를 완성하는 법
패트릭 맥기니스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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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10%기업가, 시대맞춤형 창업 모델

 

 


 

결국 극소수를 뺀 21세기 사회인의 천명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안한 저성장 시대에서 밥 먹듯 이직과 창업을 고민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서른한 살 미혼인 한국 여자, 우리 또래가 과도기 세대라고 생각한다. 요즘 주변 85-86년생들이 승진과 이직을 앞두고 죄다 신토익책을 붙잡고 있는데 후자에 대해 부모님은 걱정한다. 주변 여자들의 팔할 이상은 결혼해서 애가 있고, 여전히 선에서는 남녀 막론하고 서로의 안정스펙을 부르짖는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안정은 희망보험이다. 평생직장 개념도 없고, 이직과 창업 계획은 대부분 신입 입사하면서부터 시작한다.

  

 

30대 초중반까지 결혼하지 않았고, 당장 계획이 없는(심지어 연애조차 하지 않는) 남녀들은 그런 생각이 더하다. 대부분 돈 때문에 결혼을 미뤘고, 그러다가 더러는 더 큰 그림이 생겨 비혼주의자가 된다. 가끔씩 연차 몰아 여행가는 것으로 버티며 꿈(결혼이든, 창업이든)을 이루려 죽도록 돈을 모으고 있다. 작가처럼 퇴근 후 사업가는 아니어도 아르바이트는 많이들 한다. 절반 정도 남은 고정관념이 두려움을 촉발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직과 창업을 대하며 산다. 마인드는 과도기지만,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을 쌓은 후 창업하는 가장 어린 세대가 우리 또래지 않을까 싶다.

 

 

10%의 가용자원 투자로 직장을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는 패트릭 맥기니스, 모두가 이 작가처럼 될 수는 없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과제고 배울 점이라 생각하였다. 저자의 페이스북을 먼저 알고 종종 염탐하곤 했는데 그가 올해 낸 책이 비즈니스북스에서 발빠르게 번역되었다기에 얼른 읽어보았다.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궁금증어째서 직장을 다니면서사업해야 하는지, 10% 정도만 투자해야되는지부터 풀며 책은 시작한다. 패트릭 맥기니스가 주창한 ‘10%기업가The 10% Entrepreneur’의 핵심은 위험을 최소화한 안정적인 다잡이다. 그래서 사업이 망하더라도 꾸준한 소득이 발생하는 월급 직장이 필요하고,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유대기독교의 십일조문화에 익숙한 미국이기에, 현지에선 저자의 주장을 더 쉽게 받아들였을 듯싶다.

    

 

저자는 이러한 10%기업가 모델을 기회비용 제로를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아주 공감할 수 없었다. ‘그런 느낌에 가까워질 수 있지만 실제 그런이 될 수는 없다고, 어떤 경제학적 선택이든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10%기업가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설명을 마친 저자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다른 여러 10%기업가의 사례를 말한다. 군더더기 없이(300쪽 미만) 꼭 필요한 방법론과 서식, 용어 해설만 담아 어떤 직장인이든 피곤하지 않고, 짬짜미 읽기 좋게 구성해놓았다.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책 속에 저자의 웹사이트, 페이스북, 트위터 주소를 실어놓아 연락할 수 있게 해놓았다.

  

 

먼저 읽은 지인이 이런 서평을 남겼다. 그 역시 직장을 다니면서 몇년째 스타트업 구상 중인 또래이다. 자신이 창업 준비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 얘기를 하며, 한 사업 창업을 하기에도 10%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작가가 남다른 학벌과 직업이기에 가능했지 보통 사람을 위한 모델이 아니라고. 그 얘길 듣고 창업은 아니고 등단을 꿈꾸며 열심히 글 쓰는 필자를 떠올렸다. 작년부터 매일 일:=1:1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자고, 먹고, 쉬는 시간을 그 사이에 넣어야 하는데 대부분 글 쓰는 12시간 안에서 쓰다가, 주말이나 휴가 기간을 거의 글쓰기에 올인하는 식으로 해서 1:1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등단 시기는 턱없이 아득하고 습작은 당연하고 취재와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빡빡하다. 삶에 한가지 일(꿈)을 추가한다는 것도 참 만만치 않긴 하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자체는 당연히 다들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책의 사례를 가만 들여다보면 어떤 사업이나 직장 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저자가 예시로 든 것 외에 이 책을 보고 다른 사업군을 개척했다는 독자들의 소식이 계속해서 들리길 간절히 바란다. 이 사업 모델의 지지자이자,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로서. 지인과 달리 필자가 이 책에 주목한 지점은 기회비용을 잘 느끼지 못할 만큼 부담 없이 사업을 대하는 태도, 10%투자하는 만큼 투자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 예민하게 자신의 삶과 자산에 집중하는 태도, 월급쟁이가 결핍하기 쉬운 사업가들의 기질이었다. 그걸 가장 배우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직장에서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는 큰 자극이었다. 많은 샐러리맨들이 충분히 품어볼만한 꿈이고 롤모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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