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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지배하는 유통 마케팅의 힘 ㅣ 성과를 지배하는 힘 2
양승식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성과를 지배하는 유통 마케팅의 힘] 바로 쓰는 유통 마케팅 교과서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어제의 숙취와 오락을 뒤로 하고 시무식과 새 시즌을 맞으며 각자 한해의 각오를 다진다. 연일 쏟아지는 기업과 기관들의 오너 신년사를 체크하고, 나름의 1년의 계획도 세우고,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공부나 금연 등의 개인미션을 행해보기도 한다. 그렇게 늘 활기와 의욕이 넘치는 1월, 며칠 전 위메프 인턴 사건이 제대로 얼음물을 끼얹었다. 연말부터 이어진 갑질과 미생의 이슈의 연장선이었고, 노예인턴·알바수습·열정페이 사례가 또 하나 늘은 것이었다. 그래서 새롭고 놀라울 것은 없었지만, 현직 유통맨과, 유통맨을 꿈꾸는 이들을 연초부터 크게 침울하게 만드는 뉴스였다. 그들은 유통업에서 갑의 직무를 수행했지만, 필드테스트에 떨어지자 하루아침에 곧 정규직인 인턴에서 일당 5만원 짜리 단기 알바로 전락하였다. 을, 병, 정들은 허망한 갑의 현실에 당황했고 갑은 보시다시피 우리 처지도 말이 아니라며 애써 담담하였다.
그러나 이런 비보가 얼마나 터지든, 유통업이 수많은 누군가의 꿈이고 직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무거운 마음은 한 잔 술에 의지해서라도 얼른 털어버리고, 다시 현장을 뛰고 자격증이나 어학 공부를 틈틈이 하며 바쁜 일상과 자신의 역할을 지켜야 한다. 유통업은 산업 특성상 휴일과 밤낮이 별 의미 없기에 업무의 종류도 다양하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그래서 매력도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막막하고 막연하기도 하다. 몇몇 학과에서 관련 전공을 두고, 몇 가지 관련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직접 몸으로 구르며 일을 해봐야 익히는 게 태반이고, 유통업 내에서 어떤 일을 하냐에 따라 필요한 공부가 또 달라지는 것 같다. <성과를 지배하는 유통 마케팅의 힘>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유통 및 물류업에 발을 담그고 있고 MD가 최종 목표인 입장에서 이 책을 쓰며 “유통업을 위한 마케팅서는 달라야 하며, 이 책은 유통 마케팅 교과서의 바이블을 목표로 썼다”는 저자의 말이 무척 솔깃하였기 때문이다.
유통 시장과 유통 거래의 유형, 유통 용어, 제안서 작성법, 입찰 및 조달, 영업 마케팅 노하우와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 등 주제에 맞게 교과서 형태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목차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책도 크라운판에 코팅지, 컬러 인쇄에 가격도 2만원 선이다. 그게 책의 단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교과서는 교과서되 읽고 바로 쓸 수 있는 실용성 강한 책으로 썼다. 업계 종사자에게 대환영인 책이다. 그러나 취업준비생이라면 책상에 놓고 공부하듯 읽을 수 있지만, 직장인 대부분은 책을 들고 다니며 출퇴근 시간 등 짬짜미 읽게 마련인데 그런 입장에선 국배판 이상의 책은 부담스럽다. 전자책이라도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살짝 아쉬웠다. 저자는 책머리에 자신의 화려한 이력을 소개하며 ‘유통 마케팅 전문가’라는 표현으로 자신을 요약한다. 하지만 여기서 마케팅은 마케팅과 영업관리 직무를 구분하는 현재 HR 기준에서의 마케팅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의 마케팅 혹은 마케팅=영업이라는 과거 관점의 마케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가장 도움을 많이 얻을 독자는 벤더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영업 교과서인지 알았을 정도이다. 그만큼 저자가 오랫동안 벤더로서 영업을 많이 한 사람인데, 이런 것을 알려줘도 되나 싶을 만큼 개인적인 영업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MD와 바이어, 매장 직원 등 각각의 이해당사자를 성별과 성격에 따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그들의 사생활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지 등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요컨대, 이 책은 유통업의 대략의 얼개와 기본 용어를 단 시간에 파악하고 영업을 중심으로 유통업을 파악하고 유통업계에서 일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유통 마케팅에 관심 있지만 벤더는 아니라면, 저자의 논의를 역으로 접근해 벤더의 전략적 접근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좋은 책이니 시간 낭비는 아닐 것이다. <성과를 지배하는 유통 마케팅의 힘>은 스타리치북스의 경영서 시리즈 ‘성과를 지배하는 힘’ 두 번째 책인데, 분량과 내용도 적당하고 참 책이 괜찮아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