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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
김종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두
번째 톤도,
종원
씨의 행복 여행
행복해지려면
주변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 알베르
카뮈(본문
中
인용)
지난
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자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책은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다.
꾸뻬
씨의 여행 시리즈 자체가 꽤 인기 있기도 하지만 수많은 시리즈 중에 행복 편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행복을 갈망하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
출판사는 행복에 대해 논하는 책을 번역하면서 행복을 ‘아무도
정확히 모르는 것’이라
했는데 탁월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모양새도 다르고 그 모양새 자체도 대부분 상당히 막연하다.
그래서
오늘도 서점을 기웃댄다.
또
어느 작가가 행복에 대한 새로운 책을 썼는지 말이다.
부끄럽게도
세계 3대
빈민지역이라는 것을,
필리핀에
톤도란 지역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행복에
대해 논하는 저자의 에세이도 에세이지만,
톤도가
어떤 곳인지 궁금한 마음이 이 책을 집는 데 있어 더 앞섰다.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호시냐 파벨라,
아시아
필리핀의 톤도,
아프리카
케냐의 키베라를 세계 3대
빈민지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톤도도
톤도지만 필리핀 전체 국민의 80%
이상이라는
얘기에 다소 놀랐다.
한때
우리가 배우고자 하던 나라였고 우리 대통령이 순방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당하던 나라였는데,
그간
경제가 추락했다고 하나 그 정도일 정도는 몰랐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남을 돕기 위해 어디론가 떠난다.
그러나
여생 혹은 장기간 투신한다거나 다시 방문하는 일은 쉽지 않다.
톤도를
처음 들어봤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2년
전 이지성 작가가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실천적 크리스천의 삶을 행하러 떠난 곳이 여기였다.
그
때 동행자가 김종원 작가였고,
인터넷에
공저로 연재했던 톤도 체류기를 책으로 발표했다.
일회성
방문으로 그치지 않고 2년
후 홀로 또다시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존경스러웠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에는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지만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톤도 교육 센터는 우리 선교사가 세운 곳이다.
기독교
강성국가인 필리핀은 대표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교 선호지이기도 한데,
톤도의
경우 우리가 2000년부터
지역개발과 빈민구호사업을 하는 곳이다.
“외롭지
않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제
삶의 키워드는 ‘serve’입니다.
저는
최대한 세상에 봉사하려는 제 자신의 마음에 집중합니다.
그
마음에 집중하면 많은 것을 스쳐 보낼 수 있습니다.
나를
비방하는 말이 들려도,
누군가가
나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을 해도 나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보면 다양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되곤 하죠.
하지만
저는 상대방이 내게 보내는 나쁜 신호보다는 내가 상대방에게 보내려는 좋은 신호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그런 가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에 빠지지 않습니다.”
- p.32
가난은
그저 그들의 풍경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삶이다.
아이들의
행복은 결코 풍경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난과
행복은 전혀 상관이 없다.
풍경은
행복의 조건이나 불행의 조건이 아니다.
- p.55
“왜
저들의 삶이 변하지 못한 것일까?”
“내면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겉보다는
속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 p.73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눈에 가난은 잠깐은 겪어봐도 괜찮을 것 같은 낭만이다.
그래서
환상을 품는다.
하지만
가난은 현실이고,
연민의
대상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위로할 때 이렇게 말한다.
너보다
처지가 나쁜 사람을 보라고,
‘그렇지
않은’
너는
행복하다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가늠하려 한다.
하지만
행복의 근원은 자신에게 있다.
남의
행복을 휘둘러서도,
남에게
자신의 행복이 휘둘려서도 안 된다.
가난한
톤도는 쓰레기 더미에 우범 지대다.
아래위
한 벌 옷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태반이고 택시기사들이 승차 거부한다.
하루에
한 끼 겨우 먹는 집이 수두룩하고 위생도 나쁘다.
그런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싶어질 차에 톤도 민들은 반문한다.
우리가
뭐 어때서,
우리가
당신보다 더 행복 하노라고.
이력
위주의 작가 소개를 거부하고 김종원 작가는 책마다 어린왕자처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으로 소개 칸을
채운다.
그런
작가가 카메라 한 대 들고 가 톤도의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선크림도
안 바르고 화상도 입고 새까매진 몸으로 그들과 함께 길바닥을 구른다.
톤도라고
왜 가난에 절망하고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이 없겠는가.
그러나
이런 천성의 작가기에 그가 만나고 그의 눈에 띄는 사람들은,
가난을
그저 풍경처럼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행복감으로 충만한 이들이다.
톤도
교육 센터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 졸업한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봉사하는 청년들과,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햄버거를 조각조각 잘라 친구와 같이 처음 먹자고 하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정말
궁금해요.
잠들기
전에 원하는 것을 계속 상상하면 그게 꿈에 나온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자기 전에 매일매일 햄버거를 먹는 제 모습을 상상했는데 꿈에 나오지 않아요.
사실
본 적도 없고,
먹어
본 적도 없으니 제대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요.”
- p.105
꿈의
종류와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톤도의 아이들처럼 자신의 꿈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이다.
종종
아무리 엄청난 꿈을 꿔도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꿈의
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꿈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종
아무리 엄청난 꿈을 꿔도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꿈의
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자신의
꿈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 p.127
제가
다니는 길에는 못과 나무 조각 같은 날카로운 것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저를 비롯한 많은 친구가 맨발로 다녀요.
이제
조금 눈치 챘나요?
그래요.
저는
매일 길을 걸으며 날카로운 것들을 주워 이 통에 담아요.
그리고
그때마다 기도하죠.
‘친구들이
다치지 않게 해 주세요.’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차피
쓰레기잖아.
그걸
모아서 뭘 하려고.”
아마
그들은 잘 모를 거예요.
저금통에
돈을 넣을 때보다,
이
통에 쓰레기를 넣을 때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 p.151
“행복이란,
인생의
목적을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 p.174
김종원
작가의 에세이를 요약하면 자신을 믿고 자신을 바로 세우고 확실한 삶의 신념과 목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다.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이라는
부제처럼 그걸 극적 효과를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확인하고 보여주었을 뿐이다.
이
책의 인세 전액은 톤도의 아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250쪽
정도로 별로 두껍지 않은데다 사진도 많고 글도 빽빽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여운은
묵직하였다.
한
3년
이런 류의 에세이를 애써 피해왔다.
읽으면
한창 후유증이 남고 시간의 힘을 믿는 것 외엔 그 마음 딱히 풀 곳이 없는 책,
비겁하고
무기력한 소시민으로서의 저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몰랐던
곳의 지구별 사람들을 책으로나마 만나고,
읽는
시간 동안이라도 그들을 생각하고 싶었고,
함께
행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명랑하고
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