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와 훈이
김우열 글, 이정수 그림 / 윤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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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와 훈이] ‘함께’, 무적의 주문

“나랑 같이 갈래? 나랑 다니면...”

‘함께’라는 것이 얼마나 무적의 주문인지

<노마와 훈이>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고양이(훈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다른 고양이(노마)

노마와 함께 떠나는 세상 모험, 함께라서 행복한 두 고양이처럼

처음 출판 브랜드를 만들고 처음 동화책을 만들겠다는 목소리에

한 손 두 손 작은 힘을 모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노마와 훈이, 만든 이와 읽는 이 모두 함께 자라는 책

그 공존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련다 만나서 고맙습니다

<노마와 훈이>는 개인적으로 뜻 깊은 책이다. 책이 만들어져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첫 책이고,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첫 책이기 때문이다. 글 작가, 그림 작가 모두 처음 동화책을 만들어봐서 공부하면서 완성해간 책이었다. 일단 출판 브랜드를 만들긴 했지만, 정식으로 시장 판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안되면 투자자들끼리 서로의 이름이 새겨진 더미북을 만들고 나눠 레어 아이템으로 갖고 있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저지르고 보았다. 7개월이 걸렸고 15cm*15cm에 최소한의 구색만 맞춘 동화책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ISBN도 받고 도서관과 서점에 정식으로 납품하게 되었다. 6500, 같은 크기의 영아용 보드북과 같거나 조금 싸니 나쁘지 않는 가격이다.

 

  

글을 쓴 김우열은 <힘 있는 글쓰기>, <콰이어트>, <시크릿>등을 번역한 영어 전문 번역가이다. 번역가 지망생과 초보 번역가들 사이에서 번역 교육자로도 유명하고 <채식의 유혹>이란 책을 쓰기도 하였다. 그가 쓴 첫 동화 <노마와 훈이>는 고양이 이야기다. 실제로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기도 한 그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작가의 말에서 원래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고백을 보고 조금 놀랐다. <노마와 훈이>는 그런 책이다. 책의 주인공인 노마와 훈이가 길을 헤매며 세상을 겪고 인간을 배우듯, 만든 이와 읽는 이도 고양이를 배우는 책. 그래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책, 그러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노란 줄무늬 고양이 노마는 길고양이다. 본인은 이 마을 골목대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도 따스한 햇살을 즐기며 삶을 즐기고 있는데 집고양이로 살다 버림받은 짙은 회색 고양이 훈이를 만난다. 롱다리 훈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큰 눈을 꿈벅이며 떨고 있었다. 그런 훈이에게 노마는 손을 내민다. 이제부터 자기와 함께 하자고 자기가 친구가 되어 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집에서 살 땐 몰랐던 세상의 쓴맛(?)들을 노마에게 배운다. 길고양이가 꼴 보기 싫다고 문 앞에 쥐약 탄 음식을 놓는 집, 아무것도 몰라서 너무나 천진하게 고양이를 괴롭히는 무서운 아이들 등. 하지만 노마와 함께 있어 훈이는 힘이 나고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노마와 훈이>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동화이다, 특별하지는 않는 스토리텔링이지만 교훈적 기제가 강하다. 책 뒷면에 삽화를 절반으로 줄이고 영문으로 본문을 다시 실어 영어동화를 읽고 싶거나 영어공부에 관심 많은 독자들이 반길만 하다.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정수는 이 책을 시작으로 요즘 한창 어린이 책엔 어떤 그림이 좋을지 이런 그림 저런 그림을 그리며 고민하고 있다. 일단 다음 그림책도 정해진 상태, 그림 작가가 키웠던 햄스터 총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총이의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노마와 훈이> 삽화 속에 숨어 있는 총이를 찾는 것도 이 책의 또 한 가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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