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사이드 MBA
마이클 매지오 & 폴 오이오 & 스콧 셰이퍼 지음, 노승영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로드사이드MBA] 길에서 배운 경영학 - 소상공인을 위한 MBA

경영학과가 있는 많은 학교들이 MBA를 설치한다. 일반대학원은 없고 MBA만 있는 학교도 많다. 그만큼 경영학이 실용학문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고, MBA가 수요도 많고 돈도 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마이클 매지오, 폴 오이어, 스콧 세이퍼는 MBA에서 비즈니스 전략을 가르치는 미시경제학자들이다. 현재 근무 학교는 다르지만 박사 학위를 받고 처음 임용했던 학교가 같은 세 교수는 계속 돈독한 우정을 유지한다. 어느 날 학회 후 비행기를 타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식사를 하고 소화 시킬 겸 한 신발가게에 들렸다가, 끈질기게 상품을 권하는 점원을 보며 전공병이 도진 세 사람은 질문공세를 퍼붓고 학회보다 두 배는 유익하고 소규모 업체의 경영 현실을 엿보는 신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문제의식을 갖는다. 경영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다루는 기업 사례는 주로 대기업들이다. 그리고 그런 회사 취업을, 그런 회사에서의 경력관리를 목표로 수업을 듣는다. 특히 MBA는 더 그렇다. 하지만 세상엔 소기업, 기업 규모도 안 되는 일반 가게들이 훨씬 많다. 길에서 배운 경영학, 소상공인을 위한 MBA란 목표로 직접 발품 팔며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직접 사례를 수집하고 책 하나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탄생한 책이 <로드사이드 MBA>다. 마침 셋은 이혼을 했거나 이혼 위기여서 자유로웠고, 책을 집필할 목적이라고 하자 생각보다 많은 소기업·가게들이 방문 및 인터뷰에 응하였다.

세 경제학자는 2010년부터 4년에 걸쳐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무조건 셋이 움직이기보다는 각자 일정에 맞춰 따로 또 같이 움직였기에 방문 여정은 뒤죽박죽이다. 셋 중 한 사람은 50개 주 완주도 성공한다. 그 중 추려서 23개 주 45개 소기업·가게의 사례를 담은 책이 <로드사이드 MBA>다. 올해 6월 출간되어 <이코노미스트> 선정 2014년 상반기 최고의 경영서로 꼽히기도 한 책인데, 청림출판이 워낙 남다른 속도와 양으로 경제경영서를 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빨리 번역할 줄은 몰랐다.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푸른 숲을 이루듯 수많은 책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청림출판의 철학처럼 <로드사이드 MBA>는 재미와 유익 모두 잡은 양서이다.

 

 

매지오 법칙: 모든 전략 문제의 해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 p.11/p.305

결론1. 관건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결론2. 문제의 해답이 ‘그때그때 다르다’가 아니라면 그것은 전략 문제가 아니다.

결론3. 전략 문제에 해결이란 없다.

 

<로드사이드 MBA>의 모든 사례는 저자 중 한 명인 마이클 매지오가 주창한 ‘매지오’ 이라는 한 틀로 묶인다. 사업 규모, 진입장벽, 제품 차별화 전략, 가격 책정, 브랜드 관리, 효율적 협상, 채용, 직원 동기 부여, 권한 위임, 덩치들과 맞서기, 총 10장으로 구성된 <로드사이드 MBA>는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어떤 주의 어떤 기업을 돌아다녔는지 기록하고, 다시 한 소기업·가게마다 한 챕터씩 해서 방문한 소기업·가게와 거기서 배운 가장 핵심적인 교훈을 소제목으로 붙였다.

 

 

대부분의 경제학 교수들은 경영학 교수보다 더 학구적인 편인데 경제학과가 아닌 MBA에 몸담고 있어서인지 무척 사고도 유연하고 유쾌한 저자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분량 상 2편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50개 주 이미 완주한 이도 있고 나머지 두 저자도 완주 목표를 세웠는데 이 책에선 일단 절반밖에 드러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경영학과 관련 전공에선 보통 조직 규모가 영세하며 운영의 모든 영역에서 열등하고 불리하다고 가르치곤 한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의 제자들에겐 여기의 사례가 그냥 수업 때 가볍게 듣고 지나가는, 자신의 진로와 별 상관없는 세계의 이야기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MBA다. 저자들이 학교를 나와 길을 나선 것도 그 때문이리라.

* 초판 한정인지 무조건 증정인지는 모르겠다. 현재 <로드사이드 MBA>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경제학 명강의>라는 소책자와 함께 래핑 포장되어 판매하고 있다. 세 저자 중 한 명인 폴 마이어가 쓴 <짝찾기 경제학(2014년 4월 번역 출간)>에서 발췌한 것이다. 데이트 시장에 컴백한 돌싱남 폴 마이어가 자신을 실험체 삼아 쓴 데이트의 경제학이다. 이런 것 좋아하는 분들은 응용미시경제학 많이 사랑해주시길, 재밌는 것 많이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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