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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 본성 대 양육 논쟁의 전환점이 된 일란성쌍둥이에 관한 기록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 알마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화끈거리는 아랫도리로 차갑게 생각한 이상한 인간
커크는 건강하고 명랑한 다섯 살 남자아이였다. 다만 인형을 가지고 노는 등 여성성이 강해서 부모가 걱정하였다. 한 심리학자가 아이의 사연을 듣고 추적 연구를 하고 싶어 한다. 훈련을 통해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학자였다. 부모의 동의 후 시작된 이 장기 실험을 간단하였다. 여성적인 행동을 하거나 여자애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을 집으면 체벌이나 심리적 모욕감을 주고 남성적인 행동을 하면 상을 주기도 하면서 심혈을 다해 아이의 성향을 바꾸려 하였다. 생각보다 커크는 빨리 바뀌지 않았고, 2차 성징이 시작된 이후엔 단순히 성격만 여성적인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도 남자에 끌리는 게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표면적으로 이 실험은 성공했다. 우락부락한 몸매에 수염을 기르고 직업으로 군인을 택하는 등 누가 봐도 상마초스러운 성인으로 성장한다. 부모들은 안심했지만, 측근들은 그가 대인관계에 있어 남에게 자신을 잘 열지 못하고 몇 년 동안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등 다른 면에서 정신병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믿었고, 커크 본인 역시 평범한 남성으로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 실험은 38세에 커크가 자살하면서 대실패로 끝난다.
'The Sissy Boy Experiment : Therapy designed to make feminine boys more masculine'이란 이름으로 UCLA에서 1970년부터 수행했던 장기 추적 연구이다. 실험을 지휘했던 조지 앨런 리커스는 후천론의 대표적인 심리학자였고, 반동성애 운동가이자 행동 치료를 통한 동성애 극복 분야의 권위자였다. 커크 연구도 반동성애 단체의 든든한 재정적 지원 하에 이루어졌다. 윤리적으로 맹비난을 받은 커크 실험은 몇 년 후 CNN 다큐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다. 그 다큐를 담당했던 유명 저널리스트 앤디슨 쿠퍼는 이후 커밍아웃한다. 2014년의 오늘도 선천론과 후천론은 팽팽하게 맞서며 결론이 나질 않고 있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질(본성)과 후천적 자극(양육)의 효과를 모두 받아들여야 된다는 게 잠정적인 중론이다. 20세기의 후반 반백년 동안 학계와 소수자 운동 진영은 후천론이 지배하였다. 선천론이 낳은 우생학과 히틀러 철학의 망령을 지우고 싶었고, 인권 운동에 희망 기제가 필요하였다. 백인 이외 인종은 진화가 덜 된 것이고,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고, 장애인은 서커스 전시용 인간이고, 중병환자는 사탄의 씨앗이고, 동성애자는 마녀인, 인류의 역사 깊은 오해와 차별과 싸우기 위해 믿고 싶고 믿어야 했던 기제였다.
[1955] 반음양 환자들의 총계를 놓고 보았을 때, 남성이건 여성이건 성 행태와 성 지향성을 본능적으로 타고나지는 않는다.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은 선천적으로 결정된다는 이론이 있지만, 반음양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알 수 있듯이 심리학적으로 볼 때 출생 당시 중립적이었던 섹슈얼리티는 성장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남성적인 쪽으로 혹은 여성적인 쪽으로 차별화되기 시작한다. - p.59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 사례 역시 커크 실험과 유사하다. 1967년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정신의학자 존 머니가 이끈 이 실험은 포경수술을 하다가 사고로 음경이 거의 타버린 남아를 여아로 성전환수술한 후 완벽한 여성으로 성장하게끔 양육하는 것이었다. 후천론이 지배하는 시대였고, 존 머니는 20세기 후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성 문제 전문가였다. ‘성정체성’이란 용어를 만든 학자도 존 머니였다.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인간을 실험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래서 전쟁포로를 이용하거나 자신의 자녀로 실험하는 경우가 있었다. 문제의 아기 데이비드는 매우 매력적인 실험체였다. 왜냐하면 그는 일란성 쌍둥이였기 때문이다. 동생 브라이언을 완벽한 대조군 삼아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른’의 판단으로 데이비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대개 남성들은 자신의 성기를 제2의 자아로 생각할 만큼 민감한 바, 성기 재건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남성으로써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열등감으로 평생을 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당시 존 머니를 대표로 하는 ‘성정체성’에 대한 다수설은 인간은 30개월 이전에 성 인지를 하지 못하며 성 심리는 중립적이고 성 정체성과 기질은 양육의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0명당 한 명꼴로 태어나는 반음양(유전적 성별은 정해져 있으나 남녀 성기 모두를 지니고 태어난 인간) 영아와 사고로 성기가 훼손된 영아들은 대부분 성전환수술을 시켰다.
“부모님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내 보호자니까, 부모님이 그곳으로 데리고 갔으니까 분명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p.136
1980년에 브렌다가 데이비드로 바뀐 뒤 10년이 지났고, 시그먼드슨은 쌍둥이케이스의 실상을 학계에 보고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포기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존 머니가 죽도록 무서웠거든요. 그랬다가는 제 앞날이 어찌 될지 알 수가 없었죠.” - p.255
책을 읽는 내내 사타구니 가운데 급소를 페이지 넘길 때마다 얻어맞는 듯해 움찔거렸다. 사춘기 이후로 졸업했던 ‘ㅆ’이나 ‘ㅈ’이 들어가는 욕설이 저절로 나왔다. 그렇게 화끈거리는 아랫도리와 그래서 더 냉정해진 머리로 데이비드를 ‘이상한 브렌다’로 만든 ‘이상한 사람’들을 생각하였다. 불행하게도 데이비드는 브라이언보다 훨씬 남성적 기질이 강한 아이였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들이 쌍둥이를 키우며 겪는 문제들을 세계적 권위자의 처방에 대한 강력한 믿음으로 애써 무시한다. 여자아이는 바지를 입히고 특별한 자극이 없어도 알아서 치장에 관심을 갖는 등 여성스러운 행동을 한다. 때로는 스스로도 자신의 기질과 감정을 설명하지 못하다가 성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 것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것이 선천적 유전형질이고 본능이고 본성이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경우 효과적인 양육을 위해 그가 남자로 태어났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으며 항상 치마를 입히고 머리를 기르게 하였다. 그럼에도 유치원과 학교에서 가장 선머슴 같은 여자애보다 더 악동 같이 행동하였고, 남자아이들에게도 여자아이들에게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따돌림을 받게 된다.
어떤 상담치료도 소용이 없었다. 데이비드는 어른들의 기대와 달리 거듭되는 상담치료에 대해 어른들이 원하는 대답을 대충 해주며 어떻게든 회피하려는 자세를 취한다. 여기서 존 머니의 엽기적인 치료 철학과 방식이 폭로되는데, 전형적인 ‘제 눈에 안경’식으로 왜곡 관찰·해석한 원주민의 생활에서 영감을 받아 아동에게 포르노 시청과 성행위 흉내 내기 놀이를 시키는 게 성 정체성 확립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오늘날 아동학대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변태행위이다. 존 머니는 심지어 이것을 근친관계인 브라이언과 함께 하도록 시킨다. 후에 데이비드와 브라이언이 성생활에 트라우마가 없이 정상적인 섹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고 신기할 정도이다. 데이비드가 10대에 들어서고 2차 성기성형수술과 성 호르몬 치료를 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데이비드와 브라이언이 존 머니의 치료에 거세게 저항하기 시작했고, 존스홉킨스가 아닌 집 근처에서 여러 정신과 의사들을 거치며 치료하면서 학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존 머니의 쌍둥이 케이스가 완벽한 실패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1987] “반음양 또는 선천성 성기기형으로 태어났거나, 포경수술의 외상으로 남근이 박리돼서 남은 조직이 정상적인 배변과 성교가 가능한 남근으로 재건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못 될 때, 성을 전환해 여성으로 길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환자들을 비교한 결과, 남근이 없는 남성보다는 여성으로 사는 경우가 만족도 면에서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머니의 주장은 최소한 두 가지 면에서 호기심을 자아냈다. 첫째, 머니나 존스홉킨스 측에서 여성으로 사는 경우가 만족도 면에서 월등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인 추적 연구결과를 이전에 발표한 적이 없었고, 머니의 수상소감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둘째,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사고로 남근을 잃은 아이의 경우 의사들이 얼마든지 성전환수술을 하면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가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추적 관찰한 실험대상자는 브렌다 라이머뿐이었다. 그리고 브렌다가 데이비드로 바뀌면서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이미 7년 전이었다. - pp.261~262
[1994]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은 태내에서 흡수한 호르몬과 뇌, 신경계에 입력된 기타 유전정보에 의해 대부분 선천적으로 결정되며, 그렇기 때문에 성전환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남성성과 여성성 표출에 양육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남성 또는 여성, 소년 또는 소녀로서의 자아관 형성에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본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섹슈얼리티의 신경생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사례였다. 또한 데이비드처럼 정상적인 생식기의 신경계를 가지고 태어난 신생아뿐 아니라 그밖에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성전환수술을 남용하는 의학계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 p.269
문제는 데이비드를 담당한 지역 의사들이 존 머니와 데이비드의 가족을 떼어놓는 것까진 가능했지만 존 머니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박 논문을 내는 용기까지는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장 최선이 북미권에 수출하지 않는 전제 하에 영국 다큐멘터리 제작에 익명으로 참여한 정도였다. 데이비드가 출생의 비밀을 알고, 무사히 브렌다에서 데이비드로 돌아오고, 두 번의 성기재건수술을 통해 고환은 제거되었지만 여성과 성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하는 등 표면적으로 데이비드의 ‘이상한 나라’ 탈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직업, 마초적이고 단순한 남성노동자들이 득실거리는 기술직인 도축장 잡역부로 일한다. 브라이언의 소개로 아이가 셋 있는 이혼녀와 결혼하고, 그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까르륵거리는 아이들 속에서 남편과 아빠라는 꿈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드가 브렌다로 살면서 겪은 가족들의 끔찍한 기억들은 지울 수가 없었다. 데이비드의 부모는 죄책감과 스트레스로 극심한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에 시달렸고, 데이비드의 대응 짝으로 만만치 않게 존 머니에게 시달림을 받고 데이비드에 온 신경을 쓰는 부모 때문에 애정결핍을 느꼈던 브라이언도 자살기도에 범죄에 온갖 반항을 하다가 결국 중년에 목숨을 끊는다. 일과 아내 덕에 버텼던 데이비드 역시 그 삶에 균열이 생기자 자신을 놓는다. 대참사였다.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준다. 본성 대 양육논쟁 그리고 성정체성은 아직 인류가 결론내기 힘든 복잡한 문제라는 것, 권위에 취약한 학계의 비겁함, 인간의 아집과 믿음의 끔찍함, 프레임 싸움 등이다. 서두에 언급한 커크 실험의 경우 앤더슨 쿠퍼 역시 비판을 받았다. 이성애가 상남자와 상여자, 섬세남과 왈패녀, 야수와 선머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짝을 맺듯 게이가 모두 여성적인 성향을 가지는 것이 아닌데 자신의 커밍아웃에 유리하게 이용하느라 동성애를 너무나 단순한 프레임으로 접근하였다는 지적이었다. 책을 읽으며 소름 돋았던 대목 중 하나는 이 책을 읽고도 "본성 대 양육 논쟁은 어느 쪽이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느냐의 문제다. 후천적이라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여성을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훨씬 건전한 판단이다.(p.352)"라고 쓴 어느 서평이었다. 신념을 위해 사실은 기꺼이 무시할 수 있다는 태도이다. 분명 연구를 진행하며 데이비드에게서 예상외의 반응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반박 주장을 모두 무시하던 존 머니처럼 믿고 싶은 대로 고집하는 인간이 측은하다. 작가가 책 후반부 다시 시간을 거꾸로 돌아가 1951년의 한 논문을 소개하는 대목은 인간의 아집이 가진 폭력성을 더욱 증폭시켜 부각한다.
[1951] “중성이라는 모순적인 상황 때문에 대부분 정신병과 노이로제 증상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모두들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주 극단적인 반음양의 경우에도, 그러니까 자신의 성별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는 경우에도 소위 말하는 기능성 정신병의 발병률은 극히 낮았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심각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전형적인 신경성 정신병의 발병률도 현저히 낮았다.” 저자는 성별이 모호한 생식기 때문에 “우울”해하거나 “과묵한” 환자들이 있기는 했지만 “우울감이나 과묵함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정신병 수준이라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 p.299
가장 크게 달라져야 할 부분은 성별이 모호한 생식기와 더불어 성장하는 어린이를 바라보는 의학계의 시각 자체일지도 모른다. 머니와 존스홉킨스의 치료방식은 그런 어린이가 정신적으로, 성 심리적으로 불행하다는 믿음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이와 같은 직관적인 주장의 진위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 자료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 pp.297~298
아이는 자기가 처음 관계 맺은 인간인 부모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다. 데이비드의 비극도 데이비드가 부모의 무지함을 의심했더라면 좀 더 빠르고 약하게 끝났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대화는 실제 녹취 원고와 상담 기록, 인터뷰에서 따왔다. 저자 존 콜라핀토는 이를 재구성하고, 존 머니나 데이비드 부모의 성장과정도 추적하면서 인간의 판단과 철학이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지는지부터 따졌다. 최선을 다해 수집한 자료들을 엮어 한 이야기로 구성하되, 저널리스트 특유의 딱딱한 필체를 유지하였다. 오히려 ‘공상 의학 게임’, ‘소년은 울지 않는다’, ‘본성이 그를 빚은대로’ 같이 임의의 소제목을 붙이인 국내 번역본에서 원서에 없는 감정적 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반음양 등 성기 문제자와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는 굉장히 많다. 본문에 언급된 것처럼 그들이 불행하며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생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너무나도 융통적이며 다채로운 존재이다. 생각외의 대안으로 문제를 극복한다. 그래서 영아의 의사를 묻지 않고 미래를 정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이라 하겠다.
데이비드 실험과 커크 실험은 지난했던 본성 대 양육 논쟁에서 일단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말고 두 측면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전환점적 사건이다. 쓰는 용어의 유행만 봐도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뒤집히고 수정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인간실험이 함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린다. 대표적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배적으로 사용했던 젠더란 단어의 사용이 요즘은 현저히 줄었다. 현재의 성정체성 문제는 환경문제하고도 많이 맞물려 선천론이 부각되고 있다. 본문에 실린 20세기 후반 연구결과 중 임신 중에 태아와 반대 성 호르몬의 자극을 많이 받을 경우 아이에게 반대 성의 기질이나 신체적 특성이나 성적 지향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는 내용이 있는데, 환경호르몬과 비만 등으로 내분비 호르몬 교란이 빈번한 요즘 더욱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끝으로 자신이 알려지는 것에 용기를 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노력했던 데이비드의 말을 인용하며 서평을 갈음하고자 한다. 이상한 브렌다를 만드는 이상한 사람들의 도발이 부디 사라지길 기원하며.
데이비드는 가능한 한 인터뷰 요청에 응하려고 한다. “계속 그 이야기를 하려니까 힘들어요.” 얼마 전에 그는 식을 줄 모르는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내게 고박한 적이 있다. “그러면 기억이 떠오르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거든요. 좋지도 않은 기억인데, 하지만 어쩌겠어요?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궁금하겠죠. 그 심정은 이해해요. 당황스러워서 그렇지. 진실을 알리려면 어쩔 수 없죠. 그게 세상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 p.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