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까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가 드디어 80권을 돌파했다. 수많은 출판사들이 세계문학전집을 내고 있지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중 그들과 차별되고 이건 꼭 사야 될 것 같은 책들은 뭐가 있을까.  

80권에서 5권 추려내기!! 특유의 예쁜 편집도 그렇고, 다른 출판사는 내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한 것이 많아서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다 사고 싶지만 일단 위시리스트를 줄이고 줄여 '모두 다른 이유와 다른 언어'라는 주제 하에 선택한 이섬의 위시리스트 다섯책을 소개해본다!! 이 때문에 이유나 언어가 겹쳐 눈물을 머금고 뺀 것들도 있어 완벽하게 선호도 베스트5는 아니지만!! 아래 책들도 모두 정말 읽고 싶고 놓치기 싫은 책인건 매일반.

일단 빠듯한 주머니 사정에 예산을 줄여보고프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소장용으로 양장본을 선호하는데 나는 반양장본이 읽기도 편하고 소장하는데 특별히 나쁜 것도 못 느끼겠고 가격도 더 저렴해서 반양장본으로 골라봤다.(참고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은 모든 책이 양장본과 반양장본으로 출간되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피아노 치는 여자 / 엘프리데 옐리네크(독일:독일어

추억의 책 / 노벨문학상 수상작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미하엘 하케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원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매우 인상깊게 봐서 원작소설도 서둘러 찾아 읽었던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하다. 나중에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줄이야.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만 번역한 책인데 1997년 이병애 역으로 낸 책(내가 읽었던 책은 이 책이었다)을 세계문학전집 안에 포함시키면서 새롭게 펴낸 것이다. 지금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 감흥과 어떻게 다를지 추억에도 빠져보고 싶은 책.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5   
인공호흡 / 리카르도 피글리아(아르헨티나:스페인어

소재 / 제3세계문학 

올해 인상 깊게 읽은 책 중 '더러운 전쟁'을 소재로 한 아르헨티나 소설이 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리스트를 보던 중 이 시기에 출간된 다른 작가의 아르헨티나 소설이 있길래 반가워서 책 소개글을 열심히 읽었다. 이 책 역시 문학동네에서만 번역한 책,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소설이고 그의 문제작인데 실험적인 작법 속에 시대적 배경도 녹아 있는 건지 직접 책을 읽지 않는 이상 정체를 모르겠고, 궁금해 안달 나 꼭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또 지금은 제3세계란 단어를 쓰는 게 무의미한 시대지만 비교적 많이 번역되지 않은 라틴문학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기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2   
한눈팔기 / 나쓰메 소세키(일본:일본어

자전소설 / 원제에 충실한 제목

일본 (근대)문학을 앎에 있어서 나쓰메 소세키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은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길 위의 생>이란 출간된 적이 있지만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만큼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다. 타출판사의 번역본보다 문학동네 번역본을 더 기대하며 마음이 가는 이유는 제목처리에 있다. 나는 출판사가 번역하면서 임의로 제목을 바꾸는 것보다 원제에 충실한 것을 선호하는데 이 책의 원제 道草은 한눈팔기란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작가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이해하는데 가장 근간이 될만한 나쓰메 소세키의 가장 자전적인 소설이란 점에서 무척 끌린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1   
절망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러시아:러시아어

명작가의 초기작/러시아어판 완역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 작가이지만 러시아어와 영어로 작품활동을 하였다. 내가 접했던 그의 소설들은 <롤리타> 등 그가 영어로 쓴 작품들이었고, 러시아어로 쓴 책들은 대부분 초기작인데다가 접해본 적이 없었다. <절망> 같은 경우 그의 초기 대표작이자 그의 러시아어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책인데 이 작품은 러시아어판과 영문판(나중에 그가 손수 번역해 발표한)이 있다. <절정>의 러시아어판 번역(게다가 완역)은 이번의 문학동네가 처음. 작가 소개에서 말로만 듣던 전설적인(?) 명작을 문학동네 덕에 이번에 담뿍 즐기고 싶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2   
더버빌가의 테스 / 토마스 하디(영국:영어

고전명작/명번역에의 갈망   

<더버빌가의 테스>는 토마스 하디의 대표작이자 필독도서급의 고전명작임에도 불구하고 번역하기 까다로운 작품으로 유명하고 그래서인지 좋은 번역본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작품일수록 좀더 좋은 번역으로 읽고 싶은 법. 영미문학의 경우 좋은 번역본 발표를 2005년에 한 후 업데이트가 없는데 2005년까지의 가장 좋은 번역본으로 평가받은 것은 김보원 역이었다. 올해 이 번역본이 개정판이 나오긴 했는데 문학동네의 번역본이 테스의 사투리 사용까지 신경 쓰는 등 기존 번역본들과 차별화되는 부분들이 많아보여 새로운 <더버빌가의 테스> 최고 번역본으로 떠오르는 게 아닌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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