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 - 효율적으로 일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고 싶은 당신을 위한 45가지 이야기
강호걸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9월
평점 :
심리학 전공자인 저자는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며, 심리학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곳이 회사라고 말하며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6장에 걸쳐 45가지 심리 법칙을 회사 생활에서 벌어지는 상황으로 설명한다. 처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에 ‘만화’라고 되어 있어서였다. 독서와 지식습득의 욕구는 여전히 왕성한데 엄마가 잡고 있는 모든 물건을 입에 넣고 패대기치며 확인해야 성에 차는 젖먹이 아기를 키우면서 책 읽기가 영 힘들기 때문이다. 아기 읽히려 고른 그림책을 읽는 걸로 주로 욕구를 해결하는 틈틈이 아기가 잘 때 시간 싸움하며 활자들을 읽기 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요즘 책 선택의 우선 기준이다.
카시오페아 출판사의 인문교양 브랜드 오아시스에서 출간한 <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 안타깝게도 ‘만화’가 있긴 하지만 ‘만화만’ 있는 책은 아니었다. 만화와 글이 1:9~2:8 정도로 만화는 매 챕터(매 심리법칙)를 시작하며 짤막하게만 실려 있다. 이 정도 양이면 삽화가 좀 있는 일반 교양심리서 수준이라 책 제목을 이렇게 지은 게 좀 의아하고, 심리학 만화를 원한 독자는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했던 두 번째 이유, 사회(회사) 생활에서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실용 심리학인 점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이 부분에서 공감하며 쭉쭉 읽히는 글과 만화여서 독후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의 만화는 나름의 서사도 있다. 취업준비생 최도진이 가까스로 34전33패만에 가까스로 입사해 사회초년생 생활을 시작하고 회사에서 이런저런 빌런(?)들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때 저자가 등장해 “이 상황은 무슨 심리법칙입니다” 하며 다시 사례를 들고 친절하게 심리학 용어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책이 전개된다. 책을 읽으면서 표지 문구처럼 심리학을 잘 알았으면 직장생활이 좀 더 수월했을까 싶다. 심리학이 엄청 재밌는 학문이었구나 싶으며, 최도진처럼 이력이 적은 회사원일수록 더 도움을 얻을 수 있을 책이라 생각한다.
실패할 것 같을 때 밑밥을 깔면 안 되는 이유,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청소 등 잡다한 일에 시간을 뺏기는 이유는 ‘자기 불구화(어떠한 과제를 앞두고 실패에 대비해 잡다한 구실을 만드는 것)’ 때문이야. 부장님이 그렇게 ‘라떼’를 찾는 걸 심리학 용어로 ‘회고 절정(중년과 노년기의 사람들에게 과거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경우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초기 성인기의 사건들을 더 중요한 것으로 느끼고 더 생생하게 느끼고,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음)’이라 표현해. 이런 식이라 직장 생활을 한번이라도 해본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강호걸 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