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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
한정엽.권영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가 있을 줄이야] 일 잘하는 사람은 회계에 강하다
“OO 씨는 회계하면 굉장히 잘할 것 같은데 어때? 전공도 무관하지 않고.” 20대 때 이런 얘기를 참 들었더랬다. 그때마다 해본 적이 없다고, 자격증이 없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낮췄더랬다. 물론 복식부기든 ERP든 가르쳐주시면 저도 금방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은 했지만, 대표나 상사가 고민할 필요 없이 자격증과 경력이 있는 회계 인재는 차고 넘쳤다. 서른세 살, 지금까지 고집했던 모든 비전과 경력을 내려놓고 전혀 다른 직무로 이직을 했고, 지금 회사에 원래 지원했던 직무가 아니라 ‘회계 등’으로 근로계약서를 쓰게 되었다. 그때도 지금도 회계 자격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20대 때 왜 내가 회계업무를 해본 적 없다, 자격증 없다 주저했는지 허무할 정도로 회계업무는 할만 했고, 재미있었다.
흔히 회계를 회사의 언어라 말한다. 내가 지원한 직무와 다른(엄밀하게는 그 직무도 할 기회를 주겠다며 ‘회계 등’으로 근로계약) 회계업무를 제안 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한 이유는 ‘오래 일하고 싶어서’였다. 회계가 없는 회사는 없고, 회계담당자를 막 대하는 회사치고 잘 되는 회사를 못 봤기 때문이다. 회계 지식과 업무능력이 내게 권력(무기)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반가웠던 이 책의 표지문구,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일 잘하는 사람은 회계에 강합니다. 회계를 공부했더니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아는 만큼 인정받는 회계의 힘’, 표지만 보고 구미가 당겨 덮어놓고 읽기 시작하였다.
보통 시중의 회계서적들은 회계사나 세무사들이 쓴 책이 많은데, 이 책의 저자들은 경영학도 전공하지 않은 채 회계실무를 하게 된 직장인들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책을 선택할 때 더 친근하고 편하게 읽어보기 쉬울 듯하다. 저자들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회계(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진의 언어를 알아, 연봉을 높일 수 있다고. 300쪽 조금 넘는 두께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 재무제표를 읽기 위한 기초 회계용어와 개념정리를 굉장히 쉽게 쉽게 설명한다. 회계를 전혀 모르는 직장인이나, 자격증 하나 없이 회계업무를 하는 초보 회계담당자가 읽기 좋다.
설명이 쉽고 책이 두껍지 않아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도 별 시간투자 없이 금방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의 가장 큰 장점이다. 대신 초급 회계자격증 수험서류보다 내용이 더 단출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회계에 흥미를 갖고 입문하는 데 좋은 책이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업무 강도가 높아서인지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그 좋아하는 책을 읽을 시간과 체력이 없어서 속상하던 터였다.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를 읽으며 간만에 오랜 속상함을 조금 해소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런 책이 많았으면 좋겠고, 이 책을 읽으며 자격증 취득과 이직에 투지를 다니는 데 큰 자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