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해야 할까요? - 만만한 보험사 고객이 아닌 ‘뭘 좀 아는 고객’이 되는 비결
김동진 지음 / 라온북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통사고 합의해야 할까요?] 교통사고, 호구되지 않으려면




올봄, 오랜 장롱면허를 탈출해 본격적으로 차를 몰기 위해 운전 연습을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대물사고를 냈다.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와 주행 연습을 하다가 주차차량을 긁고 지나간 것이다. 도망가도 모를 만큼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현금합의를 하려 차주에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다. 사진을 찍고 일단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며 피해차주와 연락이 되길 기다렸다. 저녁이 다 되어서야 차주와 연락이 되었고, 공업사에 견적을 받아올 때까지 기다리란다. 결국 다음날 보험사접수를 했고 담당손해사정사와 부모님은 사고나자마자 보험사현장출동을 불러야 했다고 말했다. 피해차는 중고차였고, 차주는 일주일이 훨씬 지나 연락이 와서는 차 옆면을 다 바꿔야겠으니 250에서 300은 달라고 하였다. 보험사 손해보험사가 중재 끝에 최종 233만원으로 대물처리를 하고 보험료를 할증하는 것으로 사건이 끝났다. 일반도로였다면 불법주차에 지나치게 차도쪽으로 툭 튀어나오게 주차한 거라 상대방의 과실이 나왔겠지만, 거주중인 아파트 단지에 해놓은 주차라 100% 가해자 과실로 평가받은 것도 크게 비용이 나온 데 한몫하였다. 그때 교통사고가 생명도 생명이지만 순간의 실수로 큰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기에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이번에 <교통사고 합의해야 할까요?>를 읽으며, 그때 생각이났다. 그때 좀 더 알고 좀 더 차분하게 대처했다면 더 싸게 끝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또래 친구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한문철 변호사의 <블랙박스 몇 대 몇>이 있다. 변호사가 나와 교통사고 블랙박스영상을 보며 과실비율을 진단해주는 프로그램인데 흥미진진하다. 흥미진진하게 느낀다는 게 또래 대부분 차를 몰고 다니고, 그래서 이런 사고들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증일 것이다. 교통사고 손해배상이나 보험금 관련해 합의를 못해 소송까지 가면 2-3년은 기본이다. 재판부에서 과실을 판단하는 게 TV프로그램처럼 빠르 고 간명하게 결론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변호사를 사서 지난하게 싸워야 한다. 교통사고에 대한 상담 수요는 많은데 그에 대한 답변(정보제공)은 로펌, 보험사, 손해사정사 등의 노하우로 취급되어 무료로 양질의 정보를 얻긴 어려웠던 바, <교통사고 합의해야 할까오?>같은 책의 출간은 무척 반갑고 혹하다. 저자는 법률사무소의 손해배상팀장으로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책에서 자신의 직장이나 카페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는 않다.


책의 내용은 의외로 교통사고시 합의와 소송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안전운전 등 운전생활의 태도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초반부에 담겨 있어 인상적이었다. 상식적인 내용이긴 해도 그런 걸 짚고 가면서 글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세심함이 느껴졌다. 이 책 한권 읽고 교통사고시 야무지게 처리를 할 수 있다면 보험사나 로펌이 왜 있겠는가. 그래도 적어도 이 책 정도의 내용을 숙지하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완전히 호구가 되어 상대방과 보험사에 필요이상으로 돈을 뜯기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쉽게 법과 보험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