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사자 아저씨 어깨동무문고
이소라 지음 / 넷마블문화재단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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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사자 아저씨] 같은 얼굴 다른 마음, 콤플렉스가 아니라 나만의 매력!


  

 

동네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빨간사자 아저씨는 항상 머리에 손을 올린 채 장사를 한다. 단골손님 아기 토끼는 그런 빨간사자 아저씨가 무척 궁금하다. 편찮으신 걸까, 비를 미리 피하시는 걸까, 혹시 머릿속에 뭔가 숨긴 것은 아닐까 별의별 상상을 해본다. 어김없이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온 어느 날 용기를 내 빨간사자 아저씨께 묻는다. “아저씨는 왜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어요?” 알 듯 말 듯한 뜬구름 잡는 소리만 가득 말하던 아저씨가 무지개 건너 코뿔소 할아버지의 잡화점까지 들리도록 엉엉 운다. “울퉁불퉁 못생긴 머리 모양이 창피해!” 빨간사자 아저씨는 머리 한쪽이 움푹 패여 있던 것이다.

 

 

며칠 전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자의 인터뷰 하나를 봤다. 그 인터뷰에서 가장 충격받은 것은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자의 상당수가 자살을 택한다는 점이었다. 인터뷰이는 담담하게, 자신이 성형부작용카페에서 만나서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 중 자기만 아직까지 살아 있다고 말했다. 외모 콤플렉스로 수술을 택한 이들이기에, 의료피해사실 자체보다 자신의 그 선택이 외모의 결함을 더욱 증가시켰다는 것을 못 참는다. 이소라가 그리고 쓴 그림책 <빨간사자 아저씨>는 흔치 않은 신체 특징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로 소재로 한다. 너무나 꽁꽁 숨겨 남들은 전혀 몰랐던 비밀.

 

 

주인공 빨간사자 아저씨는 다른 사자와 달리 머리 한쪽이 찌그러지고 갈기털도 적은 것에 심한 콤플렉스를 느낀다. 그래서 장사하는 내내 손을 바꿔가며 찌그러진 머리 부분을 가린다. 그림책에는 언급이 없지만, 부끄러워서 얼굴이 원래보다 더 빨갈 수도 있다.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빨간사자 아저씨는 자신감도 자존감도 낮다. 그림책 <빨간사자 아저씨>는 그런 빨간사자 아저씨가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찾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날이 바뀌어도 모습은 그대로다. 하지만 달라진 마음으로 보는 자신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스토리텔링과 발상도 적당히 기발하고, 주인공이 한참 있다 등장하는 점도 신선하다.

 

 

게임회사 넷마블은 올봄 훈훈한 도전을 하였다. 자사가 세운 넷마블문화재단에서, 장애인부터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출판사업을 시작하였다. <빨간사자 아저씨>는 넷마블문화재단의 그림책 시리즈 어깨동무문고의 첫 책이다. 대구대학교 장애학과 손홍일 교수가 감수를 맡아, 내용이 흔한 듯 꽤나 섬세하다. 이소라 작가의 전공인 판화는 어떨까 궁금할만큼 개성 있는 책그림이었다. 어깨동무문고는 독특하게 판매수익금 전액을 다음 그림책 제작에 쓰는 시스템이라 한다. 부디 널리 알려져 계속 다음 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래핑 처리, KC인증 안전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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