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꼬꼬 - MBC 창작동화 대상 수상작,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0
김미숙 지음, 김연주 그림 / 책고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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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꼬꼬] 시골과 동물친구가 낯선 어린이들에게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어릴 적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읽었다. 초등학교 땐 방학 때 탐구생활을 들고 시골에 갔다오는 게 익숙했고, 중고등학교 지리 수업 시간에 이촌향도라는 개념을 쉽게 받아들였다. 인구 천만이 넘는 수도 서울의 경우, 2004년 기준 3대 이상 토박이는 6%, 2대 이상 토박이는 33%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금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머니 어렸을 적출판사의 책 소개 글을 보며 흠칫하였다. 그렇지, 우리들이 이제 부모 세대가 되었지. 아기가 태어나지 않기 시작한 인구 위기의 시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조부모님과 같이 잘 살지 않을뿐더러, 살아도 가까이 이웃하며 도시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우리들의 부모 세대는 평생 농사짓는 삶보다, 전원생활을 위해 은퇴 후 귀촌하는 모습이 더 익숙한 편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부모도 겪지 않았고, 조부모도 아주 어릴 적에나 겪었던 이야기를 전하는 시대가 왔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 집에 동물 친구들이 많았나 봐요. 할머니가 어른들한테 혼자서 울고 있으면 오물오물 풀을 먹던 토끼도 커다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할머니와 같이 읊었대요. 눈이 빨개지도록 이요.

  또 하루는 시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면서 소여물을 먹이다가 왜 빨리 안 오노, 왜 많이 안 오노.”했더니 소가 대신 ~~.”하고 크게 불러 주었다나요?

  “에이, 거짓말. 할머니는 거짓말쟁이야!”

  내가 그렇게 말하면 할머니는 순한 얼굴로 아이다. 진짜다.”라고 해요. 그러면 내 머릿속은 마구 헛갈려요.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이에요. 그런데 이상하지요? 자꾸만 할머니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는 거예요. - pp.9~10

 

이렇게 시작하는, 지금은 할머니가 꼬마 순이었던 시절의 친구 꼬꼬의 이야기. 동네 사람들은 다들 꼬꼬가 성질이 괴팍하단다. 하지만 언니, 오빠들과 달리 아직 학교 갈 나이가 되지 않은 순애에게 꼬꼬는 소중한 친구였다. 언니, 오빠란 족속들은 학교 다녀와도, 자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린 순위를 외면하고 지들 놀기 바쁘기 때문이다. 꼬꼬는 병아리 시절 들고양이에 물려 죽을 뻔 했다. 순이가 매일매일 닭장을 지키며 보살핀 덕에, 무사히 무럭무럭 자라 닭이 되었다. 동네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꼬꼬를 피하고 이상한 소문을 내며 꼬꼬를 음해했지만, 그때마다 순이는 꼬꼬를 변호하며 세 살 난 꼬꼬와 즐겁게 놀았다. 도사견 도끄와도 잘 싸우는 꼬꼬. 부모님이 잡아먹으려 할 때마다 순이가 사정해서 살아남았던 꼬꼬에게 큰 위기가 닥친다. 어느 주말에 부산 큰아버지 댁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오빠가 집에 왔다. 안 그래도 엄마가 오빠 여름 몸보신 좀 해야겠다고 꼬꼬를 슬쩍 봤던 차에, 오빠가 꼬꼬를 괴롭히다 꼬꼬에게 쪼여 피가 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할머니는 꼬꼬가 하늘을 훨훨 날아 도망갔다고 했다. 정말이냐고 되묻는 말에 그리움이 가득한 얼굴로 웃으신다. 이 책은 김미숙 작가의 첫 동화다. 이 작품으로 2005MBC창작동화 단편 대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당시 금성출판사에서 수상단편집으로 묶여 출간되었는데, 올봄 책고래에서 김연주의 그림과 함께 단독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1972년생이지만 늦둥이로 태어난 작가가 어린 조카들과 함께 들었던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 할머니 세대로 짜 맞추면 출판사의 책 소개 글처럼 1960년대 쯤 되겠지만 그 전의 풍경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아이들에게 마음껏 자연을 체험하면서 동식물과 벗하는 경험은 교육적으로 정말 좋다. 동물의 경우 주로 반려 동물을 집에 들이는 방법으로 접하면서 금방 유기해 버리거나, 뽑기 기계 등 잔인한 방법의 판매되는 모습을 볼 때 눈살 찌푸리고 마음이 참 착잡하다. 이런 동화도 많이 접하고, 실제 경험도 하며 앞으로의 어린이들도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

 

나의 첫 동화, 동화작가가 되게 해 준 첫 이야기가

10년이 넘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하늘을 훨훨 날아가레이. 너는 새니까.”

순이가 꼬꼬를 하늘로 떠나보내던 순간, 나는 간절히 빌었어요

믿음이 현실을 이기게 해 달라고요.

작가의 첫 작품 속에는 작가의 초심이 담겨 있다고 해요.

나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 글로 쓰고 싶어요.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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