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널 위해서라면
책만드는집 편집부 엮음 / 책만드는집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흔히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말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우리 인간 만큼 섬세하고, 다양한 느낌과 사고를 자유롭게 지각할 수 있는 개체는 없었다는 의미로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의 느낌을 칭하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 있어 '사랑'이라고 하는 감정은 다른 여타 동물들이 느끼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의미에서의 '사랑'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스승과 제자간의 사랑, 진정한 친구에게서 느끼는 우정보다도 한층 더 깊은 감정으로서의 사랑, 십 년이 넘도록 기르고 있는 자신의 애완견과의 사랑 등...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랑보다도 우리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가슴 저 깊은 곳을 '쿵땅쿵땅' 뛰게 만드는 사랑은 바로 이성간에 있어서의 사랑이 아닐까?
내가 최근에 읽은 <널 위해서라면>(책만드는집,2001)은 이러한 여러종류의 사랑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연인과의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한 권의 책이었다. 만약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래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편지를 한 통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사랑'에 있어서는 성경과도 같은 '사랑의 바이블'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여러 사랑의 말과 관련해 엑기스만을 뽑아 놓은 탓도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과 편안한 감정 때문에, 지금 현재 좋아하는 연인이 없이 홀로 '솔로'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약간의 설레임과 함께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의 본문에 나와 있는 내용중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사랑은 특정한 사람에게 매달리는 구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한 인간과 그의 유일한 연인의 관계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까지도 규정하는 넓은 의미를 지닌다.'<널 위해서라면>(책만드는집,2001), 36쪽. 에리히 프롬이 한 말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굳이 사랑하는 연인을 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인류사적 보편성이라는 관점에서 모든 종류의 '사랑'과 관련해서도 누구나 그 의미를 느끼면서 읽어볼 수 있는 책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2001년 2월달인 요즘, '발렌타인 데이'다 뭐다 해서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에게 여러가지 선물을 많이 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대중소비사회에서 거대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보다 많은 이윤창출을 위한 판매전략으로서의 '발렌타인 데이'라는 의미를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요즘 내 또래의 많은 젊은이들은 최근 사회에서 범람하는 현상으로서의 유행을 너무 쉽게 따르려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지금 내 또래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에게 초콜렛을 전하는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된 모습을 통해 비록 그러한 선물에 자기 나름대로의 '사랑'이라고 하는 메시지를 담아 전한다고는 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마치 '사랑'이라고 하는 것도 대량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산업사회에서의 '대량복제된 사랑' 과도 같은 느낌이 드는것은 왜일까. 최근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너도 나도 초콜렛을 선물하는 내 주변의 젊은 연인들을 보며 느낀 이러한 생각은 비단 나만의 느낌일까. 그렇진 않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아마도 나의 의견에 동의하실 것이다.
그러한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으로 전해지는 '사랑'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한 통의 편지에 담아서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하는 그런 사랑을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발렌타이 데이'날, 획일적이고 인스턴트화된 사랑이 아닌,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자기 마음속에 묻어 둔 사랑의 의미를 담아 보내는 한 통의 편지속에 더 깊고 진한 향내가 묻어나는 진정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