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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 2
박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8년 11월
평점 :
평소 <조선일보> 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조선일보> 의 정치,경제면은 잘 안 읽더라도, <조선일보> 가 연재하는 만화인 '광수생각'은 꼭 찾아 읽으신 기억이 아마 한 두 번 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그만큼 오늘날 신문 연재만화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그 위상이 과거와는 달리 많이 상승되었고 또 일반 독자대중의 만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증가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얼핏 <<광수생각 2>> 를 읽다 보면, 박광수 특유의 칼라감각이 넘치는 만화의 편집과 함께 <광수생각>이 전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메시지에 정신이 팔려 <조선일보>가 진정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놓칠 우려가 있다. 즉, 우리는 <조선일보>가 <광수생각> 을 내세워 문화면을 통한 정치면의 '정치적 물타기'수법을 자행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텍스트'의 실체를 파악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내가 위에서 말한 '커뮤니케이션 텍스트' 의 실체란 과연 무엇인가? 간단한 예를들어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의 107쪽을 보면 실직해서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 그리고 그러한 아버지를 찾으러 집을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지 않은 어머니, 돈번다고 집을 나간 누나를 기다리는 어린이를 그린 만화를 비롯해 이 책의 118쪽에 있는 선생님의 '사랑의 매'에 대한 얘기라든지 그외에도 이 책에서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의 만화들이 많이 있다.
내가 '광수생각'이라는 만화를 경계 내지 위에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대충 이렇다. 즉, 한쪽에서는 <광수생각> 이라는 만화를 통해 어린이들에 대한 끔찍할 정도의 사랑과 관심을 가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그리고 사회와 인류의 진정한 평화를 기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역설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조선일보>가 정치면이나 사설을 통해, 햇볕정책이 대북 안보의식을 흐리게 하며 이것이 곧 북한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식의 논조를 역설하면서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식량지원조차도 북한 군인들의 군량미로 비축된다는 논조를 펼치는 위선과 기만을 제대로 보고 인식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광수생각> 을 읽을때, <조선일보>의 사회면 연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미담코너인 <작은 이야기>와 함께 <광수생각> 을 주의 깊게 그리고 경계를 늦추지 말고 읽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글을 읽을때 나무만 바라보지 말고 숲 전체를 바라보는 즉,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 좋지만 컨텍스트를 제대로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