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일요일
- 조 병 화 -
이젠, 늙어서 전화라도 걸 곳은 당신밖엔 없구료 그러니 자주 실없는 전화를 걸더라도 그리 나무라지 마소
물론 이 짓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이오나 아직은 사람이어서, 종종 이렇게 부질없는 일을 하오
하늘 높고 세월 멀고
어쩌면 이렇게도 비어 있을까 실로 전화라도 실 없이 걸고 싶은 곳은 만만한 당신밖엔 없구려
아, 벗은 존재의 숙소라고 했던가.
1999. 3. 13. 제 49宿 - '따뜻한 슬픔'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