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 신   동   엽 -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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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12-21 08:40   좋아요 0 | URL
아..오랜만에 보는 신동엽 시인의 이 시. 퍼갈께요~^^

水巖 2004-12-21 08:46   좋아요 0 | URL
EBS의 문화사 시리즈 2편 '100인의 증언, 60년대 문화를 말 한다' 3부에 낭송되었지요. 다음날 올린다고 하다가 깜빡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