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다는 건 

                                        - 조   병   화  -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거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 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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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4 09:24   좋아요 0 | URL
정말 이 가을의 시이군요.
저는 이 대목이 특히 좋습니다.
이렇게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거리
수암님, 잘 읽고 갑니다.^^

비연 2004-10-04 13:44   좋아요 0 | URL
좋은 시입니다...^^ 가을을 느끼게 하는...

水巖 2004-10-04 14:03   좋아요 0 | URL
참, 조병화 시인은 다작이신데도 이렇게 멋진 시가 많죠?
로드무비님, 어린 시절의 마당 보다 좁은 세상 !
비연님, 고독과 그리움은 꼭 가을에만 느껴지는것이 아닌데도 가을처럼 느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