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엔   하나  늘고 

 

            아가야 !
           
이세상에 왔다가 
           이름조차 없이 가버린 아가야 !



 
         널 병원에 두고온 밤
         
엄마와 이모와 할머니가
         
저렇게 통곡하고 있는데
          너는 길이 멀어서 듣지도 못 하겠구나.



            여드레 한 평생엔
         
말 한마듸,
         
웃음도 몰랐고,
         
가던날 병실에선
          울음조차 한번 울어 보지 못한채



           고 조고만 가슴속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한 깊은 두견처럼
          빠알간 각혈로 울어 예웠니.



            아가야 !
         
네가 숨을 몰아 쉬고만 있을때
         
엄마는 너를 붙잡고 몸부림 쳤고
         
이모는 너를 살려만 달라고
         
석상(石像)의 성모(聖母)앞에 울면서,
          울면서 기구했더란다.


 
           이름도 채 짓지 못한 여드레동안
         
할머닌 고추가 달렸다고
         
그렇게 자랑하고 다니시더니
          지금은 또 저렇게 애통하시는구나.



           울음을 품은 아빠의 얼굴이며
         
엉엉 소리내어 우는 막내 삼춘하며
         
너를 생각는 여기 큰 삼춘석건
         
슬퍼서 울면서도
         
우린 모두 모여 있는데
         
너만이 차거운 안치실에 홀로 누어
         
얼마나 무서우랴 !
         
얼마나 외로우랴 !
          오오 ! 넌 그래도 울지를 못 하겠구나.



            세상에 나오기를 한사코 망서리던
         
넌 벌써 오늘의 별리(別離)가
         
가슴아퍼 그랬댔구나.
         
세상에 나오던 여드레 전
          
그때 벌써 오늘이 슬퍼서
          또 그렇게 울었댔구나.


 

           망서리고 망서리다
         
세상에 급히 들렸다가 가버린
         
아가야 !
         
죄 묻을 틈이 없어
         
넌 가벼히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겠다.
         
그래서 수녀님도
          네 이름을  <바오로>라 적으셨단다.



            병원문 나설적에
         
하늘엔
         
우리 아가 혼령 깃들
         
별 하나 늘고
         
돌쳐와 너를 생각는
          우린 슬퍼 울었다.

          

          

  벌써 35년전 이야기다 그때 우리들 2세의 처음 2세 가 그렇게 태어났고 그렇게 떠나갔다. 모두들 잊어버린 사연이지만 그때 아픈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던 나만이 녀석을 기억하군 했다. 
  어느분 방명록에 들렀다가 조카의 수술 이야기를 하시는 두분의 사연을 듣고 다시 우리들 조카의 주검이 생각나서 적어 본다.

  다시 우리들 곁 어디에서 피어 나지는 않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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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이 2004-07-07 19:10   좋아요 0 | URL
비가 오는 오늘, 수암할아버지의 서재에 와서 계속 울고 갑니다. 제게 손수건이라도 한장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水巖 2004-07-08 07:31   좋아요 0 | URL
가끔 이 시?를 읽을때면 나도 울고 싶어진다우. 때론 잘 쓴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때 우리는 너무 슬펐었다우. 지금은 모두 잊어버렸지만......
어느날 이 아기의 여동생인 조카가 이 시를 보고 저희 엄마 보면 가슴 아프겠다고 했던가
두심이님! 울려서 미안해요. 예쁜 손수건 한장 보내주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