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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구기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윽.. 갠적으로 만화가 아닌 보통 문학작품의 리뷰는 별로 쓰고 싶지 않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문학 작품을 좋아하는 것과는 많이 틀리다. 만화는 그저 재미로 웃으면서 가볍게 보는 것이고, 문학작품은 좀더 깊은...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 보는 것이다.그렇기에, 이런 문학작품에 대해서는 좀더 쓰기가 조심스러워지고,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것이다...음, 하지만 역시 데미안에 대해서는 정말 쓰고 싶었기 때문에 쓴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우리 아빠는 헤르만 헤세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아주 어렸을때에도 재미있는 책을 물으면 언제나 헤르만 헤세의 책을 만화로 그려놓은 그런 책만 사다주시곤 했다. 개인적으로 슬프기 짝이없는 비극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데미안은 상대적으로 무언가 희망이 느껴지는 이야기라 재미있게 보았다.
데미안은 신비로운 아이였다. 이책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모습을 묘사한 말에 따르면 그는 '돌처럼 차갑고 단단한, 태고의 꿈을 기다리는 동물과도 같고, 바위와도 같으며, 죽어있는 도시에 생명력이 가득찬 아름답고 차가운 인간'인 것이다.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제'의 초상화를 그린다. 하지만 그것은 데미안의 얼굴이었다. 또한, 자신의 얼굴이었다. 그 그림은 자신의 내면이며, 운명이며, 자신의 수호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세월은 지나 전쟁이 일어난다. 싱클레어도, 데미안도 전쟁을 맞는다. '전쟁'이란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위한 파멸이다. 그것은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에서 빠져 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말과 연결된다.
거대한 새가 알에서 부화하려고 싸우고 있는것이며, 알은 바로'세계'이다. 세계가 산산이 부서져야만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거이다.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낡은 세계의 종말은 새로운 세계의 시작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이끌던 데미안이,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임을, 자신을 이끄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 뿐임을 자각하게 된다.
데미안은 매우 심오한 작품이다. 이 복잡한 작품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상당히 고민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읽은지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머리속에 강하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