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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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이제까지 읽었던 모든 책들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고 다른 구성이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계속 긴장을 했다.

외모보다 마음이 아름다운 소녀에게 영원한 사랑을 갖는 한 소년의 깨끗하고 맑은 사랑을 스토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소녀와 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아니다. 작가는 그들의 사랑을 배경으로 진정한 사랑·인생을 주제로 하고 있다. 주제라기 보다는 이야기의 주체라는 표현이 좋을 듯하다. 특별히 문체에 수사나 꾸밈을 쓰지 않았지만 어떤 문체보다도 더욱 편하게 가슴에 전해진다. 이 책에서 사용한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낮선 타인'이라는 짧은 말이다.

이 책을 읽기는 읽었지만 사실 작가가 나타내고 싶어한 모든 것들을 알지는 못한다. 기회가 닿는다면 후에 한 번 더 읽으리라. 그 땐 지금보다 더 새로운 느낌으로 '독일인의 사랑'과 만날 것을 기대하며…

여기에 '독일인의 사랑'을 무엇보다도 더 잘 표현해 놓는 시가 있어 이렇게 적어 본다. 나의 천마디의 말, 글보다 이 시 한 편이 더 '독일인의 사랑'을 이해하게 하리라.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읽고'
詩 이선희

사랑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
수 없이 많은 꿈을 꾸며
수 많은 이별을 준비하며
그리고 실망하며
그러나 다시 희망하며,
사랑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나 사랑은 한 순간에 찾아 오는 것
수 없는 시간을 예비해 두었어도
수 많은 표정을 연습해 두었어도
그리고 희망하다가
다시 실망해 버렸어도,
사랑은 운명과 같이 찾아 오는 것.

그리고 사랑은 절대적인 것
수 없이 많은 의문이 생겨도
수 많은 날들을 회의로 보내도
희망하는 중에도
그리고 실망하는 중에도,
사랑은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사랑은 이기적인 것
수 없이 많은 체념을 요구하고
수 많은 것들을 파괴하면서도
때론 희망을 주고
때론 실망만을 주면서,
사랑은 다른 것을 돌보지 않는 것.

결국 사랑은 한 번 뿐인 것
수 없이 많은 추억이 남아도
수 많은 한숨과 눈물이 있어도
이젠 희망할 수도 없고
그러나 실망하기엔 너무 아쉬운,
사랑은 두 번 되풀이 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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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반양장) -전16권
박경리 지음 / 솔출판사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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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16권의 장편 대하소설이다. 첫월급을 받은 기념으로 한 질(16권)을 구입하여 뿌듯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으나, 나중에는 어쩔 수 없는 의무감으로 이 책을 대하게 되었다. 물론 이건 나의 성격 탓이다. 관심사 외에는 전혀 무심한 나의 성격 탓에 <토지>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내용은 아니였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나 <아리랑>과 달리 당시의 역사를 직접 설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작가는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보여주는 것 외에 너무 많은 이론(?)과 구체적인 사건경위를 말하려 하고 있다. 그로 인해 따분함이 많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도 나의 무지함과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깊이 반성한다.

그러나 분명 <토지>는 역사서가 아니다. 조정래의 소설들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최참판 댁에서 시작되는 <토지>는 당시의 여러 인간상들을 보여 주고 있고, 이들의 삶의 애환을 다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몇 백명 어쩌면 천명 이상이 될 이 사람들의 모습을 다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속에서 우리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어떠한 역사서보다도 더 훌륭하고 실질적인 상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지금 뿌듯함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 이쁜 책들을 잘 보관하기 위해 질좋은 투명한 비닐을 사러 다니고 책장의 수를 늘려가는 것(결국은 나의 마음에 양식을 주는 일)이 취미가 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행복해 진 건, 이제 나의 수중에 수입이 있어 마음대로 책을 사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인터넷'이라는 편리하고 신기한 것이 있어 오늘도 '클릭 몇 번'으로 좋은 책들을 구입했다.

이러한 기쁨은 책, 바로 '독서'에서만이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양식, 바로 풍요로움인 것이다.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 나의 <토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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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 전6권
이원복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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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모른다는 것, 그것이 나의 고교시절 가장 힘든 일이었고, 유럽여행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무작정 외우고 시험 당하고, 또 여행에서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것을 구경하고, 이 나라나 저 나라나, 이 박물관이 저 박물관이나 다 거기서 거기였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따라, (솔직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먼나라 이웃나라>의 시리즈를 계속 읽어 보았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 신뢰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산이였다. 이제까지 <이야기세계사·한국사>같은 책을 읽었는데, 사실 읽기도 전에 따분해지고 졸려서 도통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 한번 펼치면 계속 읽고 싶어진다.

만화지만, 이해하기도 쉽고, 자세하기까지 하다. '여행가기 전에 읽고 갔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참 많은 면에서 내게 도움을 주었다. 내가 다녀온 나라들을 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쁘다. 더욱 기쁜 것은 (나는 국어 교사인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때도 이 책의 내용을 필요부분만 보여 주고 설명하면 학생들도 잘 이해하고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달에는 이 책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 오는 숙제를 내 주었다. 학생들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더 확신을 얻었다. 나는 이 책에 정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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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공지영 지음 / 창비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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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단편소설 7작품이 들어 있다.
· 광기의 역사
· 고독
· 길
·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 조용한 나날
· 진지한 남자
· 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

그 중 나는 '광기의 역사'라는 작품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교사라는 이유 때문인가? 이 작품은 우리 교육현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만일 누가 내게 한 십년이나 이십년쯤 젊어지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다면, 그것처럼 솔깃한 말은 없겠지만 아마도 나는 고개를 저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젊은 나이에 나는 또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라면 내 청춘 열 번을 다시 돌려준다 해도 싫었다.'(66면)

가슴 아픈 발언이다. 이토록 학교가 인간들에게 가혹한 존재일까? 나는 이런 학교에서 인간들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는 가해자란 말인가? 이 책은 나를 두렵게 한다. 그리고 나를 화 나게 한다.

'물론 작가가 묘사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사실이고 그래서 거기에 공감하는 바가 적지 않지만 '경멸하고 싶은' 교육현실을 잘못된 선생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작가의 시선은 우리 교육 현실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 이 작품이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솜씨있게 에피소드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창시절에 대한 서글픈 '기록'에 머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 이병훈의 해설 <헤어짐과 해후(邂逅), 문학의 두 갈림길> 중 -

7편의 단편은 공지영의 눈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그녀의 시선에 때로는 놀라면서도, 때로는 무섭기까지 하다. 그녀가 말하는 존재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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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바뀜에 따라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남자의 관점과 여자의 관점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온 것같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그 차이의 밑바탕에 흔들리지 않는 일체감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 쪽에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넘어간 일을 다른 쪽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고브 햄비지  -

 

  그 차이의 밑바탕에 흔들리지 않는 일체감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부부란 사랑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아픔인 것일까?  너무 행복하다가도 너무 외로워지는 것인 왜일까?  기대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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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2-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에서 본 헬렌 니어링의 책을 읽고 있는데, 흔들리지 않는 일체감이란 헬렌과 스코트가 추구한 조화로운 삶일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