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는가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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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이렇게 글솜씨가 좋다니... 마치 단편소설집을 읽는 듯하다. 도입된 법률적 개념이 문외한에게도 낯선 개념은 아니나, 소개된 각각의 사건 기록들에 충분히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법리적으로 입증된 것만을 바탕으로 법정이 판단한다는 머릿말의 전제에서 보통 사람의 법감정으로는 소화가 되지 않는 비정한 이야기를 예상했지만, 구형을 하거나 판단을 할 때는 피의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도 참고가 된다는 두번째 전제가 비로소 이해가 되는 인생사들이었다.
문화적 특수성으로 낯선 느낌이 들지 않는 책이었고, 각 사건을 에피소드로 짧게 다룸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서술하였다. 깊이 있는 다큐멘터리를 본 듯하다. 독서클럽에서 다루면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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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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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라에 손에 쥔 컨셉을 놓치 않기 위해 억지로 씌어진 듯 한 책.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든 의료인이든 관계자들이 겪을 법한 극단적인 에피소드를 밑빠진 물독에 쏟아 붓는 듯한 작법이 사용됐기에, 실제로 고통을 받는 무수한 사람들의 불행을 소모적으로 소비하는 데에 동조한 꼴이 되어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흩어진 조각들이 맞추어지는 쾌감보다, 과한 사건들이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서술되어 좀체 몰입이 되지 않고, 비극이 난자하는데 안타깝게도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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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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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인물, 문장 모든 면에서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을 접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 모든 인물에 감정이 이입됐고, 옛날 사람의 문장같은 느낌(칭찬)이 매 순간 몽롱하고 혼란한 내 감정의 실체를 깨닫게 됐다. 너무 술술 읽혀, 일부러 강하가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절체절명의 고민을 할 때 쉬었다.
누군 상채기인 줄 알겠지만, 아가미는 나를 예쁜 나로 만드는 정체성이고 기적의 이유가 된다. 물론 나는 곤도 붕도 아니겠지만, 악마적인 나를, 너를 흐르게 하는 강하라고 받아주는 곤이 있었으면 싶다.

(p.27)그 순간 남자의 머릿속을 팽팽하게 당겨 현실에 붙들어두었던 한 가닥 극세사가뚝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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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힘들다고 말해도 돼 - 마음이 아픈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심리 교실
강지윤 지음, 박연옥 그림 / 팜파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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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눈도장을 찍고 이튿날이었나, 각자 인터넷서점에 접속하여 우리 반에서 함께 읽을 책을 고르는 활동을 했다. 아무 안내도 없었고 사전 협의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몇 명의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했다. 3학년 아이들도 힘들구나 싶은 새삼스러운 각성과 죄책감, 안쓰러움 등 많은 감정으로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우선 학급에 이 책을 몇 권을 배치해 두고 관심있는 아이들부터 읽게 했고, 나도 함께 읽었다. 아이들이 무형의 가슴속의 응어리를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어려워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3학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친절한 설명과 중심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안내가 잘 되어 있는 책이다. 열등감, 우울감, 자격지심, 분노, 허무함 등 우리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감정들이 소개되어 있다.


다만 목표로 하는 독자가 어린이인지 보호자인지 헛갈리는데, 감정을 설명하는 서술부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이고, 챕터가 끝날 때마다 짤막한 육아 및 교육에 필요한 팁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린이들이 읽으면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친구의 마음을 이해해 주려 하기보다는 어설픈 논리로 자신의 보호자에게 화살을 돌리는 어린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10년 전에는 젊은 내가 지기에는 교사로서의 책임감이 무겁고, 아이들의 인생의 무게가 안쓰러워 교직이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여 자신감이 있는 중견교사가 되어야 할 지금, 솔직히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마음 상처로 교실에서 버티는 것이 공포스운 지경에 놓여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이러한 책을 읽어간다면, 다른 방법이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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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왕, 바른 소리를 만들다 - 2019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천개의 지식 8
정수희 지음, 김병하 그림, 신봉석 감수 / 천개의바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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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극과 세종대왕이 담겨 있어 어느 쪽이든 매력적이었다.


마침 연극을 제재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중이라, 이 책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지은이가 국어교사여서인지, 세종대왕의 일대기와 작품을 올리며 성숙해가는 교실살이를 중첩하는 서술이 매우 설득력이 높아 보였다. 우리 반도 연극을 완성하고 이런 교실이 되기를 바라게 됐다.


세종대왕은 조선시대판 BTS라고 할까, 세종대왕의 문화적 유산을 "우리" 것이라 표현하며, 세계인들에게 당당히 자부심을 뽐낼 수 있는 존재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모 어학 어플리케이션에서 세종대왕을 프로필 사진으로 두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용자와 조우하여, "Nice pic!"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던 일도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전, 당신이 지금부터 50분 후에 완벽하게 하나의 문자를 익히게 될 것인데, 그 문자를 만든 것은 한자가 라틴어처럼 절대권력을 가진 환경에서 최고의 기득권자가 직접 창제한 문자라고 설명하면 백발백중 눈물이 고일만큼 감동을 했다.


세종대왕이나 한글을 다루는 책은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고, 이 책의 작가와 관련된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승환이가 연극 준비를 하고 세종 대왕 역을 맡기 전까지는 사실 단짝 친구라고 할 만한 친구가 없었어요. (중략) 그러다 이번 연극에서 내관 역을 맡은 지형이와 좀 더 가까워졌어요.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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