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라피티와 거리미술이 생각만큼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볼 수 있게 거리에 노출되어 있고, 또 누구나 그런 행위를 할 수 있지만 그것을 'ART'라는 범주에 모아두면 새로운 거리감이 형성되는 것 같다. 그 결과물들은 대중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작과정이나 소위 그들만의 그라피티의 문화는 다소 폐쇄적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박물관의 예술작품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즐긴다'는 의미가 있고, 좀더 발랄하고 즐겁고 신랄한 느낌이 있다. 인간의 자기표현 욕구란 참 굉장하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말하는, 거리미술과 다소 대조적인 기성미술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그라피티나 거리미술은 보다 적나라하고 작가의 날것의 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본다.
사실 그라피티의 '역사?'에 관한, 그라피티와 거리미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아직은 많지 않은 형편이다. <도시 미술>이 주로 유럽 쪽의 역사를 다룬 개론서라면, <그라피타와 거리미술>은 영미 쪽의 역사를 다룬 참고서 정도의 느낌이다. 고로 함께 읽으면 보완되는 지점이 있는 두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