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하디가 나오는 영화를 찾다가 그만 이 영화에 반해버렸고 책도 구입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저 제목을 발음할 때 통통 튕기는 혀의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그게 우리나라에 오면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정도가 된다는 것도 넘나 웃기고.) 

책과 영화는 느낌이 좀 다르다. 책은 사실 인명이며, 서커스에서 쓰는 용어며 해서 진도가 잘 안 나가지만, 영화는 분위기가 정말 압도적이다. 홍보 문구의 말마따나 아주 우아하다. 처음에 이 영화를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 시각적 효과보다는 청각적 효과가 더 컸던 것 같다. 나른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배경음악과 게리 올드만을 비롯한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하디의 영국식 영어. 비록 내가 좋아하는 톰 하디의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 정도의 실망쯤이야 상쇄되고도 남을 만큼 근사한 영화다. 

사실 영화의 연결고리들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내 머릿속에서 아직 매듭지어지지 못한 부분들은 책이 해결해주겠지.


  


길럼은 토비의 뒤를 따라가면서 무수히 많은 토비가 복제되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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