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바로 아버지일 때에만 아버지는 저한테 너무 강한 분이셨습니다. -16쪽
아무튼 아버지와 저는 그렇게 달랐고, 다르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위험했습니다. -20쪽
'어느 날 밤 거인의 모습을 한 아버지가 느닷없이 최후의 심판관이 되어 나타나서는 나를 침대에서 들어내 파블라취로 끌고 나갈 수도 있다, 그만큼 나란 존재는 아버지한테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26쪽
아버지가 제게 내리신 계율을 아버지 스스로가 지키시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저를 짓누르는 힘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39쪽
왜냐하면 지배에 대한 생각은 다른 사람 안의 마지막 저항의 목소리 마저도 제압해야 하기 때문이지요.-43쪽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관계는 또 다른 결과를 낳게 되었는데 그건 사실상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였지요. 제가 말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44쪽
저는 제 행동에 대한 믿음을 잃고 말았습니다. -50쪽
인색하다는 건 깊은 불행 속에 처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불행의 징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는 모든 사물에 대해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제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미 손에 쥐고 있거나 입에 물고 있는 것, 아니면 적어도 손에 쥐려고 하거나 입 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뿐이었지요.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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