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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세상에 나쁜 어린이는 없다, 다만 어른들의 나쁜 '시선'이 있을 뿐이다. 아... 과연 이 해맑은 어린 아이들에게 산수 문제 하나, 영어 단어 하나를 가르치는 일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기준이 올바르지 못한데 어떻게 그 기준에 따라 착하고 나쁜 아이를 가려낸단 말인가.
내게 아이가 생기기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의 혜택을 받고 나서 주일학교 교사를 했더라면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5년전 만났던 그 아이들에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솔직히 아이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조급함 때문에 혼을 낸 적이 더 많았다. 내가 이렇게 타이르지 않으면 저 아이는 올바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아이에 대한 믿음 부족.
메마르고 쩍쩍 갈라진 마음이라는 밭이 한나절 단비로 홈빡 젖어버린 느낌이다. 어른들의 노파심에 유린당한 우리의 어린시절. 애석한 생각이 들다가도,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의 어떤 의무감으로 이제부터 대하게 될 한명 한명의 어린 아이들에게 무한한 인내심을 갖도록 해야겠단 의지가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부모로서 자기확신이 없는 교육의 몫을 일선 학원에 떠맡기는 지금 우리의 모습들. 남들 다 해도 올바르지 않으면 안 할수 있는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방관과 신뢰를 혼동하지 않는 지혜는 물론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