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도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리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다. 책읽기란 가장 정신이 집중 된 상태에서 현실과 대면하는 것이다. 묘하게도 그것이 언제나 흐리멍텅한 상태로 현실에 뒤섞여 있는 것보다 덜 두렵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즈음 나는 베르나노스를 읽기 시작했는데,정말이지 내게 꼭 필요한 작가였다. 『위선』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범인(凡人)은 선에도 악에도 무심하다." 순간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