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근대소설의 이해
이환, 홍승오, 원윤수
민음사

2. 『인간희극』 서문 요약
종교와 군주제 옹호
민주제의 원칙인 선거 반대
정통왕조주의자legitimiste로서 입헌왕정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정통왕조 절대왕권에 대한 지지.
입헌왕정에 적대적, 루이 필립의 칠월왕조(Monarchie de Juillet)에 적대적.
피에르 바르베리스는 「리얼리즘의 신화」에서 발자크를 정통왕조주의자로부터 벗어나게 하려했지만, 발자카의 정치사상은 극단적 보수주의 계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발자크는 자유란 유해한 유토피아의 공상이며 평등이란 사물의 본성에 맞지 않는 환상이라고 생각.
인간 사이의 사회적 구분의 옹호자이며, 엘리트의 탁월한 권리와 대중의 순종과 체념을 설교했다.
가톨릭 옹호- 신앙의 측면이 아니라 종교가 사회적 위계질서를 옹호, 유지하는 효과적 수단이기 때문에.
귀족계급의 견해와 일치 - 가톨릭, 절대왕정의 위계적 사회질서, 개인이 아닌 가족중심, 분할상속제가 아닌 장자 상속제를 주장함으로써 귀족계급의 가치관 옹호.
서문 집필 시기 - 1842년, 1830년 칠월 왕조 하.
==> 이러한 반동적 역사관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 비추어 그는 진보적이며 혁명적인 작가이다.

3.
1) 왕당파 : 발자크에게 비호의적. 왕당파는 그가 표면적으로만 왕당파일 뿐 생각이나 재능은 혁명파라고 공격. 발자크가 사회의 사악(邪惡)한 면만 부각, 지배계급 중상, 기존계급 질서를 침해한다고 생각.
-> 이는 발자크의 역사관과 작품 세계 사이의 모순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2) 빅토르 위고 : 발자크 사망 추모 연설에서 긍정적 면을 부각. 발자크는 '혁명적 작가들의 강력한 혈족이다'. 위고는 작가란 표면적 신념이 아니라 작품의 성격에 의해 그 가치가 가늠되어야 한다고 생각.
3) 졸라 : 발자크 재능의 민주성, 작품의 혁명적 성격을 인정하나 작가가 실제 삶에서는 절대권력을 지지했음을 지적.
4) 마르크시스트 : 『인간희극』 의 진보적 성격 강조.
5) 엥겔스 : 정치적 정통파로서 발자크의 작품은 상류사회 몰락에 보내는 비가이며, 귀족계급에 대한 동정이다. 그러나 귀족들을 서술할 때 가장 예리하고 신랄하다. 이는 귀족 멸망의 필연성을 인식, 그들을 멸망해 마땅한 존재로 묘사, 대신 미래의 참다운 인간상을 그 당시 계급에서 보았다는 것을 리얼리즘의 승리로 본다.
6) 루카치 : 마르크시즘 문학 이론가. 세계에 대한 자신들의 개념과 현실을 일치시키는 것은 왜소한 작가들이나 하는 것, 뛰어난 리얼리스트들은 항상 자신들의 편견을 부인하는 작품을 쓴다. 그들이 창조한 인물은 창조자와는 독립된 삶 영위, 사회적 심리적 생존의 내적 변증법에 의해 운명이 규정됨.
7) 바르베리스 : 마르크시즘적 경향. 발자크의 절대왕정 옹호를 전체주의적 경향으로 간주. 분석적 개인주의적 인간세계에 대한 발자크의 알레르기로.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마르크시즘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 강력하고 통합적이며 중앙집권적인 권력에 대한 발자크의 편향 강조. 마르크시즘의 전망과 연결하려는 의도.

4. 『인간희극』 에서 보수적 신념이 그대로 반영된 작품.
1) 「뉘싱겐 상사La Maison Nucingen」: 현대 사회 비리에 대한 치유책은 절대왕권 뿐.
2) 「시골의사Le Medecin de campagne」: 주인공 베나시Benassis는 발자크의 정치관을 명백히 설교.
--> 그러나 90편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을 규정할 수 있는 공식은 없다. 반동적 역사관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진행 방향을 바로보고 그것을 정확히 묘사한 작가였다.
3) 『인간희극』 의 체계
① 풍속연구(6부)
사생활, 지방, 파리, 정치, 군대, 시골 생활의 정경.
② 철학연구
③ 분석연구
--> 「고미술품진열실Le Cabinet des antiques」는 풍속연구중 지방생활의 정경에서 [경쟁Les Rivalites] 에 속한 두 작품 중 하나. 나머지는 「노처녀La Vieille Fille」.

4)「고미술품진열실Le Cabinet des antiques」
① 주제 : 지방의 젊은이가 파리에 도전하는 양상. '명문 출신의 가난한 젊은이들이 파리에 와서 파멸하는 이야기' (서문에서 밝힘, 「잃어버린 환상」의 주제이기도)
② 줄거리 : 지방 명문 출신 빅튀르니엥 데그리뇽 백작(comte Victurnien d'Esgrignon)이 파리에 올라가 미모의 공작 부인과 사랑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파국에 처하는 이야기.
③ 초점 : 왕정복고기의 귀족계급의 상황 조명. 지방 귀족의 생활상 묘사. 엥겔스가 지적한 '귀족들의 멸망의 필연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줌.
④ 배경 : 노르망디 지방 알랑송 도시의 귀족들. 낡은 사상과 관습을 고집하면서 노후작 데그리뇽의 살롱에 모여 배타적 사교계 형성. 이 사교계에 들어가지 못한 부르조아들이 빈정대는 토로 살롱을 「고미술품진열실」이라고 부름. 사교계의 귀족들은 헌대세계의 제가치(諸價値)와 절연되어 있는 골동품적인 면모만 지니고 있음. 귀족들의 계급적 편견이 극단적 양상을 띠어 인종적 우월성에 대한 확신으로 자리잡음.
데그리뇽 집안은 대혁명으로 인한 타격, 성파괴, 재산 몰수된 혁명의 희생물. 왕정복고 이후에도 보상받지 못함. 시대적 배경은 왕정복고기.
전직 집사이자 공증인 셰넬Chesnel은 프랑스 왕정이 회복되었지만 세상이 변하여 혁명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인식.
그러나 고미술품진열실의 귀족들은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려하지 않고 옛 영화에 집착.
셰넬처럼 발자크도 왕정의 영속성을 믿지 않음.
⑤ 결말 : 칠월 왕정(1830)에 의해 왕정복고 붕괴.
빅튀르니엥 : 희망없는 귀족계급의 장래 암시. 수려한 용모와 재능이 있으나 무기력하고 책임감없는 인물. 가문의 적인 뒤크로와지에de Croisier가 쳐놓은 함정에 걸려 그가 제안한 결혼에 동의, 아내의 지참금으로 파리에서 사교생활.
뒤크로와지에 : 승리한 부르주아지의 상징.
==> 미래가 닫혀진 귀족계급의 돌이킬 수 없는 몰락상. 이 계급에 압력을 가해 승리하는 부르주아지의 상승.

5.
1) 엥겔스 이론(발자크는 귀족계급에 동정적이었으나 귀족계급의 몰락을 직시, 신흥부르주아지의 상승을 정확히 묘사했다)에 대한 반론 : 샤토브리앙, 스탕달을 위시한 몇몇 작가들 또한 귀족계급의 몰락을 직시.
2) 루카치 이론(발자크는 보수적 편견을 극복한 작품의 창조자)에 대한 반론 : 그렇다면 위대한 리얼리스트들은 자신의 '세계관'을 의식화하여 공식적인 견해로 내세울 수 없나? 작가란 작품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할 사람이므로 반동적 역사관은 작품의 혁명성보다는 지엽적 문제. 중요한 것은 사회 묘사가 어떤 어조로 이루어졌는가를 살펴야 한다.
3) 스탕달과의 비교
① 스탕달 : 공격적, 신랄한 어조로 낡은 세계관의 붕괴를 기원. 「적과 흑」은 천민의 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혈통에 의한 인간가치의 결정을 주장하는 귀족계급의 편견에 반대. 구제도의 몰락에 대해 열정적 어조. 스탕달은 계몽사상가들의 충실한 제자로 정치적으로 진보주의자. 반동적 질서의 쇠퇴에 공명하면서 자유롭고 정의로운 새로운 질서의 도래를 희구.
② 발자크 : 붕괴를 애석해하는 어조. 혈통에 대한 귀족계급의 편견 공유. 「고미술품진열실」의 아르망드양에 대한 부르주아 출신 작가 에밀 블롱데의 묘사에 잘 나타남. 셰넬의 숭고한 헌신의 근원은 귀족계급의 미덕에서 발견된다. 부르주아의 외침은 귀족계급에 대한 열등의식과 복수욕에 시달리는 천박함에서 온 것. 셰넬은 세상의 변화를 바로보고 귀족계급에 희망이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멸할 운명의 그 계급을 위해 사진의 생명을 바치는 것. 발자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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