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론 [唯名論, nominalism]
명목론(名目論)이라고도 한다. 실재론(實在論)과 대립한다. 실재하는 것은 개체(個體)뿐으로, 예를 들면 빨강이라고 하는 보편개념은 많은 빨간 것을 갖는 빨강이라는 공통 성질에 대하여 주어진 말, 혹은 기호로서, 빨간 것을 떠나서 빨강이 실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극단적인 유명론은 이 명사를 주어진 근거로 하여 사물간의 유사성(類似性)이라는 것마저 부정한다. 실재론·개념론과 함께 유럽 중세(中世)의 보편논쟁으로 일파(一派)를 이루었다. 11세기 후반기에 로스켈리누스가 이 입장을 대표했으며, 14세기에는 W.오컴이 체계적 이론을 전개하였다.
17세기 때 영국의 경험론 속에서 부활하였는데 T.홉스가 그 대표자이다. 중세에서는 플라톤적 실재론과 결부하였던 정통신학(正統神學)에 위배되는 것이라 하여 위험사상시되었고, 명백히 유물론적 색채를 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