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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의 역사 ㅣ 대원동서문화총서 10
막스디몬트 / 대원사 / 1990년 7월
평점 :
절판
유태인 하면 나치가 떠오르고, 그것은 자연스레 아우슈비츠로 연결된다. 하지만 그들은 약 2000년전 예수를 십자가에 못밖은 냉정한 군중들이며, 현재 전세계 가장 많은 부호들의 민족이기도 하다. 또한 4000년 만에 나라를 다시 찾았지만, 그로 인해 또 다른 민족들이 같은 운명에 놓이게 되었으며 중동지역을 분쟁의 소용돌이로 만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1세기 혹은 20세기의 유태인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중세와 르네상스, 근대와 현대 속의 유태민족의 순탄치만은 않은 여정을 보여준다.
역사속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많은 민족/국가들은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기 보다는 어떠한 요인에서건 이름만을 남긴 채 사라진 경우가 많다. 이례적으로 유태인들은 거의 4000년동안 나라 없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4000년전의 유태인과 지금의 유태인은 정신적으로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BC 6세기에 바빌로니아로부터 나라를 빼앗긴 유태인들은 1948년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재건하기까지 모순적인 대우를 받으며 전 세계를 떠돌아다녔다. 막스 디몬트는 그러한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도 유태인이라는 민족성이 변질되지 않은 이유들에 주목한다.
1부 군주와 황색의 별에서는 중세에서 르네상스기에 유태인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를 고찰한다. 서구사의 두 가지 커다란 맥인 기독교와 봉건제도 하에서 유태인은 비非기독교도이며 봉건제도의 어느 계급에도 속해있지 않았기 때문에 종교재판의 심판을 비껴나갈 수 있었다. 또한 봉건제에 부재한 상인계급을 맡음으로써 자유롭게 살아나간다. 농노들이 봉건제에 묶여 어디로도 갈 수 없던 시기에 유태인은 자신을 박해하고 추방하는 곳으로부터 떠나 새롭게 그들을 받아들여주는 곳으로 이동한다.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기독교도들은 유태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끊임없이 원하는 모순을 보여왔다. 그들은 기독교도에게 유태교로의 개종을 강요한 적도 없고, 고위직에 올랐어도 기독교도를 짓밟고 올라선 일이 없는데도 기독교도들은 유태인들을 두려워했다. 그러면서도 유태인을 다시 불러들인 나라는 상업이 발달하고, 정치가 안정됐다.
2부 근대 사상의 틈새에서는 18세기 계몽주의와 더불어 변화하는 서구사회에서 유태인들의 사상 또한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고찰한다. 변질된 내셔널리즘과 인종차별주의가 결합하여 어떻게 반셈주의가 탄생하였는가를 살펴보고, 드레퓌스 사건을 필두로 유태인에 대한 악의적 박해를 돌아본다. 또한 서구사회에서 유태인이 과학/철학 분야에 기여한 면모를 지적하고, 스피노자,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등 유태인 학자들의 업적을 소개한다.
다음으로 문명 사상 가장 야만적 행위인 유태인 학살과, 시오니즘을 근간으로 한 이스라엘 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중세와 르네상스기의 유태인들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었고, '탈무드와 토라'라는 불변의 유태인 문화도 시대에 따라 융통성 있는 약간의 변화를 보였음을 알게 되었다. 약간 중언부언하는 점과 전개가 산만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메모하면서 읽으니 혼돈스럽게 얽혀있던 유태인에 대한 상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한 가지 더.
책표지가 이전에 읽은 책 『미켈란젤로의 복수』에 나온『천지창조』의 '술취한 노아'다. 거기다 아불라피아에 대한 역사적 근거도 얻을 수 있어 너무나 기쁜 우연의 일치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