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신앙과 종교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카톨릭 신자로서 이 책의 개연성있는 스토리는 다분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골치 아픈 문제를 떠나, 다빈치와 그들의 뒤를 이은 Priory of Sion의 다소 익살스런 알레고리를 파헤쳐나가는 것은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가시적이지 않은 것을 믿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종교는 일종의 마술이다. 마술이 속임수이듯 종교도 다분히 그럴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 무엇을 어떻게 믿느냐 하는 것이 바로 '신앙'의 영역인 것 같다.
"소피, 세상의 모든 믿음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것이 바로 믿음의 정의이지요. 우리가 사실일거라고 상상하지만 증명할 수 없는 것 말이예요. 고대 이집트인들부터 오늘날의 주일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교가 은유와 알레고리, 과장을 통해 신을 묘사합니다. 은유는 우리의 믿음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주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은유를 문자 그대로 믿기 시작할 때 생겨납니다.[...] 종교적 알레고리는 사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런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수백만의 사람들이 서로 돕고 보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하지요." (p. 341~342)
이 책이 고발하는 것처럼 카톨릭 교회가 권력과 지배를 위해 우리를 기만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아직도 어디에선가 예수의 인성과 신성의 우위를 논쟁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의 근본적 믿음은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물위를 걷고, 소경을 눈뜨게 한 神 예수보다는, 질투를 느끼고 사랑을 하며, 피를 흘린 인간 예수로부터 더 큰 위안을 느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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