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행복의 비밀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강주헌 옮김 / 큰나무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발자크의 방대한 소설 백과사전 <인간희극> 중 두 개의 단편을 골라 엮은 것이다. <사랑과 행복의 비밀>은 '풍속 연구' 중 '사생활의 정경'에 속해 있으며, 원제가 <가정의 평화La Paix du Menage>로 1830년에 쓴 소설이다.  <아듀Adieux>는 '철학 연구'에 속하며 원제 그대로 1832년에 쓴 것이다. 사랑의 행복과 그 보다 더 진한 슬픔을 교차시킨 이 책의 구성은 삶이란 기쁨과 슬픔이 혼재하는 것이란 진리를 전달하려는 기획 의도가 엿보인다.

<사랑과 행복의 비밀>은 전쟁으로 인한 군인들의 양산, 그에 따른 사랑과 가정 생활의 불안정함을 상류사회의 무도회장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결혼한 부부라도 정부를 갖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당시 사회상을 꼬집듯 발자크는 이 사회의 대모격인 랑삭 부인의 입을 빌어 "가정의 평화를 깨는 짓은 절대 하지 말아라"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번쩍이는 보석과 평생을 보장해 줄 연금이 표상하는 "덧없는 열정보다 진정한 애정이 백 배, 아니 천배의 사랑을 안겨주는 법이다"라고 조언한다. 이 소설의 결말은 남성에게 '조강지처의 사랑과 믿음이 주는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평생 여성을 사랑하고, 여성과 결혼, 가정생활을 주제로 책을 쓴 발자크는 여성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비밀에 대해 이 책에서 은밀히 얘기해 주고 있다. 하지만 발자크 역시 오랫동안 한 여자의 정부였던 것을 생각할 때 이 소설의 교훈은 아이러닉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두번 째 소설 <아듀>는 전편의 소설과는 대조적으로 비극적 결말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삶을 되찾게 해주기 위해 남자는 상처를 상처로 치료하는 방법을 택했으나 삶을 되찾은 여인은 행복의 충격 때문인지,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생을 마감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결말이 이미 구시대적인 것이 되어버린 요즘, 어쩌면 이 소설을 읽는 우리는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극적 구조를 지닌 이 두 개의 소설은 우리 삶이 점점 망각하는 것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