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글주인의 외모만큼이나 이력만큼이나 독특한 소설이다. 돈이 없던 학생 시절에는 주로 언니가 사다놓은 책들을 빈대처럼 붙어 읽곤 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재밌게 읽은 책이다. 그리고 한 5년이 지난 즈음 다시 한번 읽었는데, 한 단어의 단박한 제목 '칼'처럼 내용 또한 명쾌하다.

요즘 세상이 어떤가를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기도 전에 금방 과거가 되어버리는 총알탄 같은 세상, 옛것을 찾아 일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을 찾아 헤매는 세상 속에 이외수님 같은 도인의 이야기랄까. 전설이 사라져 버리고 미신 취급 당하는 세상, 더 먼 미래에 추억할 과거가 없어져 버릴 것에 대한 약간은 한탄조의 소설이란 생각도 든다.

무협지처럼, 혹은 <XX의 제왕>같은 영화에서처럼 전설과 신화가 존재하고, 도인과 협객이 출몰하는 세상이 다시 오면 얼마나 재밌을까. 법이나 이성을 통해 안정을 꾀하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그 안정과 편리가 무미건조한 세상을 만들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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