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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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독한 이야기군...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낸 졸라나 소설 속 주인공들의 운명이 참 지독하단 생각이 들었다.
위대한 사랑도 아닌 참을 수 없는 욕정에 의한 살인과 그보다 더 잔인한 거짓말들.
그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무지함의 아이러니. 
살인자의 죄책감이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광기와 어쩌면 당연한 두 사람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
근데 요즘 소위 사이코패스라는 자들의 행각을 보면 롤랑과 테레즈의 광기는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롤랑의 목에 들러붙은 카미유의 시뻘건 이빨자국은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목에도 들어붙어 있는 것 같았고
사지를 움직일 수 없는 채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들의 보살핌과 위선적인 속죄를 외면할 수도 없는 카미유 엄마의 그 부조리한 상황에서는 정말 오싹하기까지 했다.

지금이야 이러한 엽기적인 상황의 충격파가 그다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소설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졸라가 서문을 통해 그런 변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만큼 충격적이었을 거란 사실이 쉽게 짐작된다. 인간의 본성, 바로 나의 본성이 이토록 혐오스럽고 저주스런 것인가... 그것이 진실이라 해도 그건 애써 그에 눈 가리고 싶고 외면해버리고 싶은 진실이다.
과연 졸라는 이 인간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폭로함으로써 무엇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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