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눈길을 끄는 책들이 있습니다. 신문의 정치면 경제면은 안봐도 Book 코너는 꼭 보는데요, 요즘은 무엇이든 광고와 홍보로 승부를 거는지라 출판계도 다를바 없지요.

'빈수레가 요란하다'
책에 관해서는 이 옛말이 맞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요란뻑쩍찌근한 서평에 혹해 책을 읽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사람들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먼지 앉은 책을 집어 들었다가 나름대로의 안목에 우쭐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은 마치 사람으로 따지면 인연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나 할까. 열아홉에 읽은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스물여섯에 읽는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뭇 그 존재의 무게가 다릅니다.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책과 나의 ’연緣(karma connection)’의 시작이겠지요.

읽고 싶다.
읽어야겠다.
욕망과 무의식적 강요 사이.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그렇게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제목을 보았을 때 어떤 상상을 하셨는지요? 저는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아주 낭만적인 상상을 했더랬습니다. 젊은 시절에 뭔가 애틋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한 노인이 나이들어서까지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보드라운 모포를 덮은채 흔들 의자에 앉아 연애소설을 읽는 장면.웬걸.. 이 소설의 배경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아마존의 처녀림입니다. 이 소설의 자세한 얘기는 여러분을 위해 미공개로 남겨둘게요.

한가지만. 문명이 야만이라 부르는 거친 자연과 그 속에서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의 순수한 마음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져 나가는지. 환경운동가인 루이스 세풀베다의 메세지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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