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작은거인 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강봉승 그림, 조병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약하고 핸디캡이 있으면 왕따가 되지만, 우리 어릴 적엔 잘난 척, 이쁜 척쟁이들이 왕따를 당했다. 수레가 꽉 차 있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 법이라, 속 빈 자들의 허영심이 어린 눈에도 보기 싫었던 것일 테다.

제이크네 반 케빈과 마샤는 잘난 척쟁이 대왕들이다. 제이크는 남을 깔보고, 무시하는 두 친구가 싫지만, 최신형 컴퓨터를 걸고 열린 과학경진대회에서 1등을 하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게 그들과 닮아 간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단짝 친구 윌리마저도 경쟁 상대로 의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우정보다는 최신형 컴퓨터가 중요하니까. 

그런데 어쩐 일인지 제이크는 오로지 1등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학경진대회가 점점 재미없어진다. 괜히 컴퓨터를 걸고 과학경진대회를 열어서 단짝 친구도 버리게 만든 컴퓨터 회사 사장 아저씨가 밉고, 누가 어떤 주제로 무슨 실험을 하는지 사냥개처럼 냄새를 맡고 다니는 케빈과 마샤도 싫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케빈과 마샤처럼 잘난 척쟁이가 되어가는 게 싫다. 

그래서 제이크는 마음을 고쳐먹는다. 윌리를 파트너로 영입하고, 함께 경진대회를 준비하기로 말이다.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자기를 잘 이해해 주는 윌리와 함께 하는 경진대회는 정말 너무나 신 난다. 참견쟁이 아빠의 도움도 거절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손발이 척척 맞는 협조 관계 속에서 준비하는 과학경진대회는 이제 제이크와 윌리에게 즐거운 축제가 된다. 

제이크와 윌리는 지적 욕구로 포장된 과시욕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경진대회에서의 진정한 우승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았다. 그건 남을 짓밟고 올라가 정상에 섰을 때, 주위에 아무도 없는 외로운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와 함께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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