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는 흔히 애증이 얽힌 사이로 표현된다. 딸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삶의 재현하기를 거부하는 딸,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앓는 딸과 딸에 대한 애정을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하는 엄마, 여성으로서 사는 삶을 공유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다른 세대를 살아야 하는 모녀 사이에는 다른 관계에는 없는 묘한 감정이 있다. 대개는 그렇다. 한때는, 지민도 엄마와 자신 사이에 그런 애착과 복잡한 감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239

엄마가 무너진 계기가 산후우울증이었다는 점에서 지민 자신에게는 일종의 원죄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자신을 낳지 않았다면 엄마는 자신의 삶을 멀쩡하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과 딸인 자신이 그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었다는 생각이 지민 안에서 상충했다. - P240

자신을 고유하기 만드는 그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러면 그녀는 그 깊은 바닥에서 다시 걸어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를 규정할 장소와 이름이 집이라는 울타리 밖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녀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끈이라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더라면. - P2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