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럽게 무거운 칼을 내던지고는 수화기를 들었다. -49쪽
가을이라 하늘은 파랗고 이따금씩 지나가는 바람에는 쥐포 굽는 냄새가 섞여 있다.-54쪽
일단 발생한 소리는 거의 사라지지 않고 이틀 간격으로 심연을 한 바퀴 돌아 진원지로 되돌아왔기 때문에, 도떼기시장이 되지 않도록 지역의회에서 일주일마다 대칭음파를 쏘아 깨끗이 상쇄시키곤 했다.-59쪽
어쨌든 사람들은 세상엔 죽은 존재를 위한 부분도 존재함을, 또 그 부분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며 심지어는 우리 삶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간혹 부드럽게 겹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100쪽
애초에 발견되었을 때부터 자기 내부에 망각을 품고 있었으니, 어쩌면 길은 사람들에 의해 지워진 게 아니라 스스로 자전거를 몰아 자기 속으로 달려간 것인지도 모른다. -105쪽
"응? 넌 오리랑 오리너구리도 구분 못 하지, 이 쌍노무 새끼야. 응? 넌 오리랑 오리너구리도 구분 못 하지? 얘들은 무엇이냐? 응? 얘들은 무엇이냐, 응? 이 씨팔 새끼야, 얘들은 인디언이란 말야!"-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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