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할 만한 시집 리스트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거미는 이제 영영 돼지를 만나지 못한다
김중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4년 04월 20일에 저장

거미줄을 타고 내려간 곳.. 그 세계
수런거리는 뒤란
문태준 지음 / 창비 / 2000년 4월
9,000원 → 8,550원(5%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4월 20일에 저장

뒷뜰의 호두나무, 그 속의 여인
대설주의보- 1982 제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최승호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4월 20일에 저장

강렬한 번개와 같은
청춘
김태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4월 20일에 저장

징하게 뜨거운 피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가 말하기를... 그가 말하기를 제 미소가 얼굴에 나비처럼 번진대요.’
‘제 웃음이 한 떨기 장미고 영글어 터진 창이고 부서지는 물이래요.
홀연 일어나는 은빛 파도라고도 그랬고요.‘

이 책, 읽기 전엔 뭔가 좀 시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루다랑 우편배달부가 사이좋게 지내다가 티격태격하다가 다시 화해해서 좋게 좋게 끝나는 그런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상당히 멋있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네루다가 시를 쓰듯이 이 책의 작가 스카르메타는 쉽고 자연스럽게 읽는 이들에게 시의 존재를 알려준다. 시는 격리돼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고 원한다면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너무도 당연한 그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되새기고 있다. 

특히 마리오의 장모는 내가 볼 때 진정한 시인이다. 말할 때마다 이런 저런 비유가 튀어나오는 데 그게 아주 예술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
“닭대가리 같으니! 지금은 네 미소가 한 마리 나비겠지. 하지만 내일은 네 젖통이 어루만지고 싶은 두 마리 비둘기가 될거고, 네 젖꼭지는 물오른 머루 두 알, 혀는 신들의 포근한 양탄자, 엉덩짝은 범선 돛, 그리고 지금 네 사타구니 사이에서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는 고것은 사내들의 그 잘난 쇠몽둥이를 달구는 흑옥 화로가 될 걸! 퍼질러 잠이나 자!”

음.. 쓰고 보니 야하군. 어쨌건 딸이 이상한 놈팽이에게 빠져있다는 걸 알았을 때 혈압조절하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엄마는 많지 않을 듯 싶다. 고작해야 ‘이 년아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어떻게 니가 그런 놈이랑...’. 뭐 이런 식의 말만 하다 나가버리지 않을까. 이 외에도 책 속엔 쉽고 야하고(?) 맛깔나는 비유들이 몇몇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비유만은 아니다. 스토리가 주는 감동도 꽤 쏠쏠하다. 그 중 마음에 드는 장면이 두 곳 있는데, 하나는 마리오가 프랑스 대사로 있는 네루다를 위해 이슬라네그라의 이곳저곳을 녹음 하는 장면. 책에는 마리오가 녹음하면서 마이크테스트도 하고, 갈매기가 안 운다고 화 내는 모습 등이 그려지는 데, 네루다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보기에 너무 예뻤다. 

또 하나는 네루다가 마리오 곁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 소설이지만, 허구라는 거 알고 읽기 시작한 거지만 실제 네루다의 죽음이 왠지 그러했을 거 같아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의 송어낚시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차드 브라우티건을 알게 된 건 시인 박정대 덕이다.
난 그의 시집 곳곳에서 브라우티건의 흔적을 만났다. 특히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이 시집의 첫 부분은 당연하다는 듯이 브라우티건의 ‘워터멜론 슈가에서’가 자리하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당신은 좀 궁금해하겠지만, 나는 정해진 이름을 갖고 있지 않은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내 이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불러다오.
 당신이 오래전에 있었던 어떤 일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면,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데 당신은 그 대답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아주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미국의 송어낚시'를 읽기 전 난 '워터멜론 슈가에서'를 읽었다. 구지 비교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송어낚시의 감동은 워터멜론만 못하다. 시 속에서도 긴장감을 읽지 않는 워터멜론에 비하면, 송어낚시의 문장들은 그다지 예민하지 못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브라우티건의 문장은 지극히 개인적일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송어낚시의 경우, 글을 읽는 순간 ‘이 문장의 속뜻은 뭘까’를 생각하게 된다. 글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번역자는 각주가 아닌 미주를 달았지만, 정치적인 시선이 담긴 그의 문장은 속뜻을 새기다 보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브라우티건 특유의 자유분방한 은유는 기존의 이야기에 익숙한 이들에겐 낯선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가 좋다. 그의 마음이 담긴 문장이 좋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비유들도 맘에 든다. 송어낚시가 비록 내 맘에 쏙 드는 것은 아니지만(기대가 워낙 컸던 탓일 수도 있다.) 원어로 쓰여진 글을 읽는다면 아마 다를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하나 더, ‘마요네즈’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은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우울한 모던 보이 - 이장욱의 현대시 읽기
이장욱 지음 / 창비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엔 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러나 몇 장 읽다가 그냥 반납했다.
왜냐구? 너무 좋아서.
읽으면서 어찌나 책에 줄 치고 싶던지.... 참다못해 새 책을 구입했다.
책을 덮은 건 밤 12시. 새벽 3시까지 잠이 안 온다.

문학의 죽음과 해체, 포스트모더니즘을 얘기하는 시대에
그는 문학의 서정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서정은 굉장히 포괄적이다.
그는 노동시라던가, 축시 등 
방향과 목적이 정해진 시와 대비되는 지점에 있는 것들을  
서정의 범위에 포함시킨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서정시는 사라지지 않고 다만 갱신된다’고 하는
그의 말은 너무나 옳다.

나무도 버거운 나에게 있어
숲을 보는 이장욱 같은 이들은 그저 부러운 대상이다.
게다가 이 책은 평론집이지만 시를 조각내 해부하지 않는다.
주례사 평론처럼 무조건 예쁘게 봐주는 식도 아니다.
그저 한 걸음 떨어져서 보이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하지만 그 표현들은 너무 정확하다.
내가 모호하게 느꼈던 일련의 생각들이 덕분에 말끔하게 정리됐다.
그래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해부대 위에서 피 흘린 시를 보지 않아서,
그의 감수성이 충분히 반영된 야들야들한 언어를 되새길 수 있어서
모처럼 독서가 재밌었다.   

ps.. 책 속엔 새로운 서정의 지표가 될 시인 몇몇이 등장한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사람은 박정대. 난 그의 시를 볼 적마다 내 몸이 한없이 흐느적거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촉각들을 세우게 하는 시인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걸작선 5
스티븐 킹 지음, 김현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실수라도 본다면 공포의 단상들이 어김없이 꿈에 나타난다.
그런데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공포야말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최고의 장르라고,
누구였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덕분에 킹의 소설들을 접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벼르고 벼르다 올 여름에 이 책을 들었다.
평이 좋아서 주문한 책이 오기 전까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읽고 난 감상부터 말하자면,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너무 기대했었나 부다!!)
내가 바라던 공포는 은연 중에 묻어나는 ‘그 무엇’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집 속에 등장하는 악령들은 도무지 내 취향이랑은 먼 애들이다.
특히 <예루살렘 롯>이나 <옥수수밭의 아이들> <맹글러> <트럭> <정원사>에 나오는 녀석들은
말하기가 뭐하지만, 너무 직접적이고 악령스럽다.
내가 원한 건 선악이 결합된 문제적 인물이었는데,
이들은 그냥 공포를 위한 소품이라는 느낌이 강할 뿐,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다.

그렇다고 킹의 소설이 싫었던 건 아니다.
그가 만든 몇몇의 캐릭터가 날 불편하게 한 것은 사실이나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기도 했다.
난 이 때마다 킹이 공포를 쥐어짜지 않고,
노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대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벼랑>에서의 심리묘사는 과연 최고였다.
여인과 자유를 위해 43층의 건물난간을 한 바퀴 도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단순한 스토리지만 단편이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장감이 있다.

또 <철야근무>와 <옥수수밭의 아이들>에 나오는
오래된 지하실과 황량하고 누런 옥수수밭은
공포를 극대화하는데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색물질> 역시 보기에 깔끔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인상적이었고,
<도로를 위해 한잔>에서는 차디찬 눈보라 속에서 발견한 딸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를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단연 <부기맨>이다. 
이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불안감을
너무도 잘 간파해낸 영리한 소설이다.
그의 다른 단편은 세상엔 여러 공포가 있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 있지만, 
<부기맨>에서는 킹이 내게 이렇게 말한다.
‘네게도 이런 공포가 숨어 있지 않아?’
정말 이럴 땐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