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 예술 2
김점선 글.그림 / 마음산책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말 위에서 죽었다. 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에도 죽어가는 나를 태운 채 말은 달리고 있었다. 그때 말과 나는 구별이 되지 않았다. 말이 내 자신인지 내가 말인지…….
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났다. 화가가 되었다. 말을 그린다.”

김점선은 발랄하다. 용감하다. 
읽으면서 내내 그의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그게 그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같은 색깔이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색은 맑고 밝아진다.
그는 어둡지만 긍정적이고, 자유롭지만 성실하다.
씩씩하게도 그의 삶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이 책에는 그의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시 한번 성실하게 살아야지,
내 삶을 사랑해야지,라는 착한 생각을 한다.
이 아침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또니 2010-11-07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님 안녕하세유
워터멜론 슈가에서를 찾다가 어찌하여 님 집에 들렀습니다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김점선님의 글을 보셨다하니 더 반가운 마음에 읽고 갑니다
저도 10cm읽고 자유로 물들어 한동안 붕붕 날아다녔드랬어요^^
책 읽은지 얼마 안되어서 좋은책 추천 받고 싶고 해서 이제는 땡스투 날리고
그 분들 구미에 제 구미도 댕기고 있습니다~
저도 모던보이 읽어 보고 싶어져서 구매목록에 넣고,
또 낚시도 넣고

(--)(__)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장을 덮고 난 후 느낀 점은
어른을 위한 동화같다는 것과
그리고 그냥 하던 일 열심히 하면서 살아야지.. 뭐 그정도랄까.

오히려 너무 좋은 말들만 과다하게 박아놔서
뒤로 한 발짝 물러서게 된다.

나에게 있어 감동은 
작가가 차려놓은 밥상이
멋지고 화려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밥상의 여러 재료들이 얼마나 현실감있는지
그래서 밥상을 차린 이의 마음이 왠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렇게 볼 때 이 소설은
너무 겉돈다.
읽고 나면 이야기보다
독자를 의식하고 적어놓은
글귀에만 시선이 간다.

차라리 실제 여행기라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 

뭐 따지고 보면
기억나는 문구하나 없는 소설도 많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많이 아쉽다.   

그래도 맘에 드는 문구 하나를 고르자면
-마크툽!
이미 기록돼 있다,는 뜻의 이 말이 한동안 머릿속에 맴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박민규,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생긴 건 범상치 않다.

긴 머리 나풀거리며 도 닦으라고 말하던 거리의 도인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영 호감이 안 간다.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면 안되지만

책 앞날개에 그 난감한 얼굴을 드밀어놨으니 안볼래야 안볼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러니 이 책도 영 아니다,로 시작했다.

초반 조금 웃기긴 했지만, 뭐 그저 그런 치기라고 생각했다.

근데 웃겨도 너무 웃기다. 확실히 말발이 대단한 작가다.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는 말도 있던데, 작가의 말발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소설의 뒷부분은 확실히 어거지다.

읽는 내내 어떻게 마무리하려나…’ 이런 생각으로 불안했다.

결국 힘든 사회 생활 속에서 주인공은 삼미를 추종하거나 어떨결에 가입된 몇몇과 팀을 만들고 활동하게 된다.

팀을 만드는 과정이 조금은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특히 삼미 팬을 자청하던 일본인..^^;;) 어리버리하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위로하고 감싸주는 내용인지라 어찌보면 친구 같은 역할을 해줬다고 할 수 있다.

살다보면 힘든 거 아니겠냐, 일등은 하던 애들이나 하라 그래. 우리 같은 애들은 그냥 저냥 즐겁게 살면 되는 거 아니겠어.

왠지 주인공이 나에게 말을 건다면 이런 식으로 위로해 주지 않았을까.

읽는 동안 즐거웠고, 읽고 나선 참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원숭이를 만화에서 본 것 같다. 마술이 덜익은 어린 마법사가 원숭이 변신에 실패하여 손발 없이 구르고 있는 있고 그 모습을 보고 어린 마법사의 친구들은 까르르 웃어대고 있을 것 같다. 만화대로라면 원숭이도 팔다리를 다시 찾고 제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러나 원숭이는 죽는 순간까지 제 팔과 다리를 가져보지 못한다.

워낙 사진발이 잘 받는 원숭이지만 어느 순간 가엽다는 생각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태어난 순간부터 원숭이나 우리나 발버둥 치며 살아가는 것은 매한가지 아닌가. 게다가 야생의 원숭이가 팔다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기다린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이다. 가족들이 없었다면 원숭이는 2년 4개월이 아닌 이틀 안에 죽었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책은 단지 다이고로라는 캐릭터로 승부를 거는 책이다. 내용이 그리 치밀하거나 풍부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다이고로의 몸짓과 행동만으로도 시선을 끌며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난 아직도 다이고로가 구르고, 일어섰던 순간을 기억한다. 생명이 소중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이 작고 애벌레 같은 원숭이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이 느낌이 다이고로를 통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미
최수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을 때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렸다. 이제는 익숙해진 변신 모티브, 그것은 독자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소설적 장치로 보인다. 상상해보라. 당신이 어느 날 매미로 변했다면 어떤 삶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예상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설정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재미를 주고 있다.

'순수 미학소설의 극단을 추구한다' , '저주받은 걸작' 이러한 수식어는 기존 최수철의 작품 뒤에 나오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달라질 것 같다. 변신 모티브의 설정도 그렇지만 소설의 어투도 기존보다 쉽게 씌여졌다는 게 읽어본 사람들의 얘기다.

단순히 대중을 위한 시도라기 보다는 주제를 적절히 형상화시킬 수 있는 형식을 확보했다는 게 작가의 의도며, 이번 소설은 분명 그러한 점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기존보다 쉽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주제에 있어서 진지한 성찰은 여전하다. 지리멸렬한 일상의 연속인 인간의 삶에서 신화적인 세계를 경험했고 낯설고 기괴하리라 믿었던 매미의 삶에서 오히려 일상적인 단조로움 속에 묻혀 있다는 고백은 아직도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소설 곳곳에 이러한 작가의 목소리는 뚜렷하게 남아 있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