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 개정판 민음의 시 78
송재학 지음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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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에 나온 송재학의 네번째 시집이다. 언젠가 선배가 내 시의 분위기가 송재학의 시와 비슷하다는 말을 했었다. 아마도 그 말 때문에 그의 시가 궁금했던 것 같다. 선배도 말했듯이 느낌이 너무 좋다. 시 안에서 말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자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적 긴장감이 처음 기재한 시부터 마지막 시까지 유지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는 아마 독서량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시를 위해 여러 책을 뒤적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휘 사용의 다양화도 의도해서 씌여졌다고 본다. 사물의 묘사 보다는 감정의 전달이 먼저 와 닿는다. 그 감정을 꼬집어내는 힘이 그가 가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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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이청준 문학전집 중단편소설 8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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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닷가 사람들]
지금은 식상하지만 당시에는 약간의 호응이 있지 않았을까. 달이 하나를 바다에 잃고도 다시 바다로 간 아버지,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 이들의 모습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 어린 아이인 '나'의 시선을 따라 바닷가 사람들의 모습이 꽤나 운명적으로 그려진다. 또 그러한 삶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석화촌]
별녜와 거무. 이름의 의미가 재밌다. 20년도 넘은 소설이 재밌게 읽혀지는 것은 소설의 밑바탕에 있는 전설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소설 안의 세계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고 호기심을 주는 것이다. 김동리의 <무녀도>를 읽는 느낌이 났다.

<노송>
어른 티가 나는 소설

<섬>
꿈 속에 나타나는 암울한 섬의 실체를 찾기 위해 실제로 섬을 방문하는 이야기 홍순철, 강형, 나(이선생) '섬을 떠날 때는 섬의 모든 것을 다시 섬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어도>
'섬은 그 섬이 거기 있다는 믿음을 통해서만 인식되는 가상 현실' 참 대단하다. 읽으면서 몇 번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제주라는 섬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언젠가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 섬에서 멀어질수록 섬은 묘한 보라빛을 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자꾸 섬을 다시 찾는다고 했다. 제주섬의 보라빛이 이어도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어도는 -천남석이 제주로 돌아온 것만 보더라도- 제주의 또다른 실체가 아닐까 섬 사람으로 태어나 죽어서도 섬을 맴도는 한이 서린 운명적 섬의 모습이 아닐까.
확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섬 사람이 아니므로...그러나 <이어도>를 통해 그러한 기분은 잠시동안 느낄 수 있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양주호 국장의 말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는 거였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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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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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외국 소설들을 읽다보면 원문으로 읽고 싶은 충동이 든다 설국을 읽고 나서도 그랬다. 번역자도 번역하면서 원문을 손상할까봐많이 고심했다고 한다. 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눈 속에서 선명해 보인다. 미사여구가 많은 문장이지만 소설의 배경처럼 깨끗하다. '발끝의 오목한 부분까지 깨끗할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읽었지만 영화 한편을 해치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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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여자
하성란 지음 / 창비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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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꽃]
역시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진실이란 것은 쓰레기 봉투 속에서 썩어가고 있으니 말야'
그녀를 알기 위해 쓰레기를 뒤지는 남자의 이야기다. 에피소드를 옆집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등장하는 데 여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주인공이다. 그것을 독자들은 알고 있다. 곰팡이 꽃이란 단어도 싱싱하다. 하성란.. 다시 읽으니 애정이 생기는 작가다.

[올콩]
전엔 엉성하게 읽었었다. 한권을 내리 읽다보니 뒷 부분에 자리한 소설들에게는 관심을 주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읽은 것은 어느 비평가가 추천하고픈 작품 중에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다시 읽어보니 이 소설 제법 잘 씌여졌다. 한 남자와 여고생의 만남이 인상적이다. 인새은 우연과 이중성으로 가득찬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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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만 단편집 서문문고 34
토마스만 / 서문당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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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맛은 없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도 직접적이고, 스토리도 유치한 편이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행복으로의 의지>다. 물론 이 소설도 뻔한 스토리를 가졌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고, 남자는 병약한 화가다. 여자는 부유한 집의 아리따운 여인이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결국엔 허락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드라마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하지만 마지막 대사는 기억에 남는다. '... 그가 그렇게 오래도록 죽음을 억눌러온 것은, 다만 그의지-행복으로의 의지 때문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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